KB금융지주가 2년 연속 5조원대 순이익과 사상 최대 상반기 실적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든 양종희 현 회장 대신, 1966년생 이재근 글로벌·WM·SME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택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지난 11일 심층 인터뷰를 거쳐 이 같은 결정을 내렸고,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던 양 회장의 연임은 무산됐다. 이례적 선택의 배경에는 경영 연속성보다 지배구조 개혁과 세대교체를 앞세운 회추위의 판단이 자리한다.
이번 인선을 계기로 올 연말 임기가 끝나는 5대 금융지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54명의 거취에도 전례 없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추위는 지난달 27일 1차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 부문장과 양 회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등 3명으로 후보군을 좁힌 뒤, 11일 열린 2차 심층 인터뷰와 최종 투표를 거쳐 이 부문장을 차기 회장으로 확정했다.
후보자별로 2시간씩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그룹 비전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 등 5개 항목, 25개 세부기준이 적용됐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 내정자를 적임자로 꼽았다고 밝혔다.
1966년생인 이 내정자는 1993년 주택은행에 입행해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장과 영업그룹대표 부행장을 거쳐 2022년 시중은행장 중 최연소인 만 55세로 KB국민은행장에 올랐다. 이후 지난해부터 지주에서 글로벌·자산관리(WM)·중소기업금융(SME)부문을 총괄해 왔다.
다음 달 회추위와 이사회 추천을 거쳐 오는 11월 2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2029년 11월까지 3년이다.
KB금융은 2024년 5조782억원의 순이익으로 그룹 출범 이후 처음 연간 순이익 5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5조8천430억원으로 이를 재차 경신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어난 3조8천846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만 놓고 보면 양 회장의 연임에 무리가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회추위가 안정 대신 쇄신을 선택한 배경에는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3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올해 3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잇따라 연임에 성공한 터라, 4대 금융그룹 가운데 현직 회장의 연임 실패는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린 회장마저 세대교체론과 당국의 지배구조 개혁 기조에 밀려 연임이 무산된 것은 금융권 전체에 강한 시그널을 던진 것"이라며 "다른 금융지주 역시 계열사 대표 인사에서 당초 예상보다 교체 폭을 대폭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5대 은행장 12월 동시 임기 만료…신한·하나·우리·농협 '초긴장'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 산하 계열사 가운데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CEO는 총 54명에 달한다. 하나금융이 13명으로 가장 많고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이 각각 12명, KB금융 10명, NH농협금융 7명 순이다.
특히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모두 오는 12월 31일 동시에 끝난다는 점에 금융권의 눈쏠림이 심화되고 있다.
회장이 이미 연임 중인 신한·하나·우리금융은 계열사 CEO 인사에서 안정보다 쇄신을 선택해야 하는 부담이 한층 커졌다. 장기 집권 견제와 승계 절차의 공정성 강화를 요구해 온 당국의 기조 속에서, 선제적으로 지배구조 쇄신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KB금융 내부에서도 1966년생 회장의 등장으로 이환주 행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CEO들의 연쇄 세대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방금융·유관기관도 파장…연말 금융 인맥 지도 재편
KB발 인선 파장은 지방금융과 유관기관으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은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연임 심사대에 오른다.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이끌었지만, KB금융 사례에 비춰볼 때 현직 프리미엄만으로 연임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Sh수협은행 역시 신학기 현 행장이 6파전 끝에 첫 연임에 도전 중이다. 은행장추천위원회는 오는 21일 최종 면접 후 22일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2016년 별도 법인 출범 이후 현직 행장의 연임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아울러 오는 11월 30일 임기가 끝나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의 후임 인선과, 내년 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말 승계 절차를 개시하는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거취까지 맞물리며 연말 금융권 인맥 지도는 대대적인 재편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왼쪽부터)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사진=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9141052470597307cc35ccc5c112222163195.jpg&nmt=29)
![(왼쪽부터)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사진=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595&simg=202609141052470597307cc35ccc5c112222163195.jpg&nmt=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