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9.14(월)

[CEO’s Speech] 최태원 “돈 버는 AI만 살아남는다”

2026 울산포럼 연설 … “지금은 투자 열풍, 앞으로는 수익경쟁”

안재후 CP

2026-09-14 12:36:35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11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6 울산포럼' 클로징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11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6 울산포럼' 클로징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천문학적 투자가 쏟아지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실질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비즈니스 모델이 없으면 투기 거품처럼 꺼질 수 있다는 우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울산포럼'에서 이 같은 위험성을 직접 언급하며, 앞으로 AI 산업의 경쟁 무대는 '수익성 확보'로 옮겨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인프라 구축에 온 전 인류가 에너지를 집중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그 자원을 어떻게 회수하는가 하는 질문이 산업 전체의 향방을 가르는 시점이라는 의미다. 최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온 속도(Speed)·규모(Scale)·안전(Safety)의 '3S' 원칙에 '비즈니스 모델'과 '지속가능성'을 새로운 과제로 추가한 것은 이 같은 현실 인식을 반영한다.

“투자는 멈출 수 없지만, 거품은 피해야”
최 회장은 "전 인류가 AI에 막대한 에너지를 쏟은 만큼, 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사업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에) 이만큼 자원을 넣었는데 리턴이 적으면 버블처럼 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현재의 투자 구조는 앞뒤를 보지 않은 채 자본이 쏟아지는 형태다. 반도체부터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까지 AI 생태계 전역에서 투자 규모는 10배, 100배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 투자가 구체적인 수익 창출로 연결되지 못하면, 현 단계의 호황은 일시적인 거품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이 최 회장의 지적의 핵심이다.

최 회장은 "어떤 종류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인지,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두 가지를 함께 생각하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AI 산업은 단순히 기술 개발 경쟁이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떻게 수익화하느냐의 경쟁으로 진입한다는 의미다.

“데이터 플랫폼이 제조 AI 승패 가른다”
최 회장이 특히 강조한 분야는 제조업의 AI 전환이다. 울산이 한국의 굴뚝산업 중심지인 만큼, 이 지역의 제조 AI(AX) 가속화는 한국 산업 경쟁력의 척도가 된다.

최 회장은 "제조 AI는 데이터의 스케일을 키우면 키울수록 성공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며 "데이터를 모으고 그 규모를 키우는 것은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AI 기술 자체보다는, 기업 현장에 축적된 데이터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활용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반영한다.

기초화학, 정유, 자동차, 조선 등 울산의 주력 산업은 모두 대규모 데이터 생성 구조를 갖춘 제조업이다. 이들 산업이 AI 전환에 성공하려면, 개별 기업 차원의 AI 도입을 넘어 산업 전체 차원의 데이터 플랫폼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최 회장은 명확히 했다. 데이터 수집과 활용의 인프라가 없으면, 아무리 고도화된 AI 기술도 현장에 제대로 정착할 수 없다는 의미다.


AI 시대의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
최 회장은 AI 시대를 살아갈 청년 세대에게 네 가지 핵심 역량을 제시했다: 생각 근육, 공감의 힘, 적응 근육, 피지컬(Physical) 근육이다.

스스로 문제를 고민하는 사유력,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감정 지능, 실패에 딛고 일어서는 회복탄력성, 몸으로 직접 부딪치며 체득하는 경험. 이들은 모두 AI 도구보다 선행되어야 할 인간의 기본 역량이다.

최 회장은 "AI 툴을 가지고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 가야 하는 교육 방향"이라고 말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역으로 인간의 본질적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이는 앞서 언급한 AI의 지속가능성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AI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 때만, 그 기술 자체도 진정한 가치를 갖는다는 의미다.

최태원 회장의 발언은 현 단계 글로벌 AI 붐의 명암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무한정 자본이 흘러들어오는 호황 속에서도, 실질적인 수익 창출과 인간 행복의 증진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모두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데이터 플랫폼에서 시작해 AI 시티의 구상으로 이어지는 최 회장의 논리는, AI 산업의 미래가 기술 경쟁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과 인간성의 균형'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강력하게 제시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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