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JTBC
일은 해야 하니 안 만날 순 없고, 무슨 짓을 해도 어색함은 사라지지 않으니 내린 매우 신선한 아이디어. 하지만 대본 이야기에만 돌입하면 둘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범수는 여전히 섬세하고 치밀하게 지적했고, 진주는 한 마디도 지지 않았다.
진주에겐 심지어 무기도 하나 생겼다.
말도 안 되는 기타 솜씨로 지난밤 밝혀진 범수의 약점, 구여친이 작사한 그 사랑 노래를 불러대며, 범수의 말문을 막은 것.
방송국에서 만나다보니, 구남친 환동(이유진)도 다시 마주쳤다.
시종일관 쌀쌀맞은 진주에게 “넌 아직도 내가 밉니? 미우면 헤어진 게 아니라던데”라고 떠본 환동. 하지만 진주는 “미운 상태에서 헤어졌으니 당연히 미운 거고, 다시 만날 생각 없으니 그게 헤어진 거고”라며 선을 그었다.
이렇게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을 목격한 범수는 신경이 쓰였다.
기타를 빼앗아 진주가 하루 종일 그의 말문을 막은 사랑 노래를 완벽하게 부른 범수. 그간 세상 재수 없던 모습과는 다르게, 노래를 부르는 범수에게선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색다른 감정이 느껴졌다.
노래를 마친 범수는 어딘가 공허한 얼굴로 말했다.
“사랑은 변하는데 사실이 변하질 않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는 건 어마어마한 기회거든. 기회를 놓치면 어때요? 당연히 아프지. 이런 거로 사람 놀리기나 하고” 지난 사랑의 아픔을 인정한 그의 진심을 느낀 걸까. 진주의 얼굴에는 뿌듯한 미소가 떠올랐다.
한주는 이른 사춘기에 돌입한 것 같은 초등학생 아들 인국(설우형 분)이 말끝마다 슬쩍슬쩍 아빠 이야기를 꺼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정작 “아빠 보고 싶어?”란 질문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심란한 마음을 안고 간 사무실은 난리가 나있었다.
재훈(공명 분)의 여자친구 하윤(미람 분)이 찾아와 “네가 나보고 감히 헤어지자고?”라며 난동을 부리고 있었던 것.
그런 그녀를 향해 그만하라고 소리친 재훈은 한주가 알았던 후배의 모습이 아니었다.
방송 말미에서도 한밤중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어 들어와 잠들어버린 하윤에게 씁쓸한 얼굴로 이불을 덮어주던 재훈. 어쩌다 이렇게 ‘버티는’ 연애를 하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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