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의 90일 휴전 합의에 따라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최선의 시나리오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하반기 반도체 업종이 의외의 주도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 김성환 애널리스트는 "AI 사이클은 현재 중반부에 위치하는데, 통상 이 국면에서는 반도체보다 소프트웨어가 지배력을 가진다. 게다가 관세 전쟁은 소프트웨어보다 반도체에 불리한 요소로 인식된다"면서도 "하반기 반도체는 의외로 주도주로 복귀할 수 있는 '조커 픽'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반도체 업종 전망의 첫 번째 근거로 주가와 실적 간 괴리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을 들었다. 김 애널리스트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전고점은 작년 7월이고, 이후 S&P 500 대비 17%p 언더퍼폼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종은 모든 업종을 통틀어 실적 증가 속도가 가장 가팔랐다"며 "이 같은 괴리가 1년이 넘어갈 수 없으며, 실적 개선이 지속된다면 주가는 언젠가 실적으로 수렴한다"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 시즌에서 AI Capex 전후방을 둘러싼 기업들(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전력투자)은 대체로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관세 전쟁으로 인한 Capex 타격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면서 "이는 관세와 AI 업황 간 우려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근거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반도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관세+감세의 조합은 상품소비 유인을 약화시키고 설비투자의 유인을 높여준다"며 "향후 소비재/B2C보다 자본재/B2B 업황에 긍정적인 판도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반도체는 실적도 양호할 공산이 큰데 수급상 빈집이며 거시적으로 유리한 판 위에 놓여있다"면서 "최근 빠른 속도로 반등했고 사이클상 반도체의 턴은 아니지만, 하방 위험보다는 상방 위험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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