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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인수하는 ‘오스탈’은 어떤 회사?

4300명 직원 보유 글로벌 해양기업 … 美 방산시장서 독보적

안재후 CP

2025-06-11 11:36:36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한화'가 인수하는 ‘오스탈’은 어떤 회사?
한화그룹이 미국 방산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관문을 통과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호주 해양방산 기업 오스탈(Austal) 지분을 최대 100%까지 보유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CFIUS는 "해결되지 않은 국가안보 우려가 없다"며 한화가 최대 100%까지 오스탈의 지분을 확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당초 한화가 신청한 19.9% 지분 인수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미국 정부가 한화그룹의 방산 역량과 신뢰성을 전폭적으로 인정했음을 의미한다.

한화는 지난 3월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를 먼저 인수했고, 추가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사실상 19.9%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이로써 기존 최대주주인 타타랑벤처스(17.1%)를 제치고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인수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양사가 출자한 호주 현지 법인을 통해 약 3,370억 원의 자금을 집행했다.

작은 조선회사에서 글로벌 방산 강자로

한화가 인수하려는 오스탈은 1988년 존 로스웰(John Rothwell)에 의해 호주 퍼스에서 설립된 기업이다. 창업 당시 직원 5명과 20만 달러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작은 조선사였지만, 창립 이후 30여 년간 놀라운 성장을 거듭해 현재 4,300여 명의 직원을 보유한 글로벌 해양 기업으로 발전했다. 오스탈은 지금까지 350척 이상의 선박을 건조한 풍부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1998년 12월 호주 증권거래소(ASX)에 상장된 오스탈은 1999년 5월 오션패스트(Oceanfast)를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벤더 조선소와 합작투자를 통해 오스탈 USA를 설립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는 오스탈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오스탈은 호주 기반의 글로벌 조선업체이자 방산 주요 계약업체로, 방산 및 상업용 선박의 설계, 건조, 지원을 전문으로 한다. 제품 포트폴리오에는 해군 함정, 고속 페리, 해상 풍력발전소 및 석유·가스 플랫폼용 공급선과 승무원 수송선이 포함된다. 현재 CEO는 패디 그레그(Paddy Gregg)이며, 창업자인 존 로스웰은 37년간 회장직을 수행하다가 2024년 6월 퇴임했다.

'한화'가 인수하는 ‘오스탈’은 어떤 회사?


미국 해군의 핵심 파트너, 압도적 시장 지위

오스탈이 한화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미국 방산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위치 때문이다. 호주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보유하며 미국 해군에 소형 수상함(LCS), 군수지원함(EPF) 등 핵심 함정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오스탈은 미국 해군의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로, 미국 시장 내 소형 군함·지원함 분야에서 40~60%의 압도적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수주 잔액만 142억 호주달러(약 13조 원)에 달할 정도로 방산 분야에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오스탈의 43억 달러 규모의 수주 잔고는 주로 미국 해군과 호주 연방정부를 위한 방산 선박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스탈은 3개의 주요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방산 선박은 호주 서부 헨더슨과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서 설계·건조되며, 상업용 선박은 필리핀 발람반에서 건조된다. 2024년 오스탈의 총매출은 15억 5,369만 4,000달러를 기록했으며, 2027 회계연도까지 연간 지원 매출 5억 달러 달성이라는 전략적 성장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하고 있다.

필리조선소와 시너지로 미국 시장 완전 정복

한화그룹의 미국 방산시장 진출 전략은 오스탈 인수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화는 이미 2024년 6월 미국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 지분 100%를 1억 달러(약 1,380억 원)에 인수하여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한 바 있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필라델피아 해군기지 바로 옆에 위치한 전략적 거점으로, 미국 정부의 'Buy American' 정책과 현지 생산 요건을 충족하는 핵심 시설이다. 한화그룹이 미국 현지 생산시설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미국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따내기 위해서다.

이제 한화는 필리조선소와 오스탈의 미국 내 조선소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해군 시장에서 건조부터 MRO까지 전방위 사업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한화그룹은 도크 재가동과 안벽 확장을 통해 연간 10척 이상 생산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방산 경쟁 구도의 근본적 변화

한화의 오스탈 인수는 미국 방산시장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전망이다. 기존에는 미국 내에서 해외 방산기업의 역할이 주로 유지·보수(MRO)에 국한됐으나, 한화는 오스탈을 통해 직접 함정 건조 사업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한화와 HD현대중공업 간의 글로벌 방산 주도권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 역시 오스탈 인수를 검토한 바 있어, 양사는 미국 특수선 시장 진출과 글로벌 방산 수주 경쟁에서 직접 경쟁하게 됐다.

한화의 오스탈 인수는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와도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최근 미국 정부는 동맹국 조선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해왔으며,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동맹국에 군함 건조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변화하고 있다. 한화의 조선·방산 기술력과 오스탈의 현지 생산기반이 결합되면, 미국 해군은 보다 다양한 파트너와 경쟁력 있는 함정을 공급받을 수 있어 시장 내 경쟁이 한층 활성화될 전망이다.

'한화'가 인수하는 ‘오스탈’은 어떤 회사?


글로벌 MRO 시장 1인 체제를 향한 전략

한화의 궁극적 목표는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에서의 1인 체제 구축이다.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은 500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시장으로, 한화는 오스탈의 미국 내 MRO 설비와 필리조선소의 상선 생산기지를 연계해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이미 미국에서 군수지원함 유지보수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오스탈과의 협력을 통해 군함 MRO 사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한 건조를 넘어 장기적인 유지·보수 시장까지 사업 영역이 확장됨을 의미한다.

마지막 관문과 시장의 기대감

현재 한화의 오스탈 인수는 마지막 관문인 호주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의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전폭적 승인을 받은 만큼, 호주 정부의 승인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마이클 쿨터 한화글로벌디펜스 대표는 "이번 승인은 한화가 미국 정부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미국과 동맹국과의 협업 과정에서 쌓아온 기술력, 납기 준수 능력, 예산 관리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화의 오스탈 인수 소식은 국내외 증시에서도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한화시스템 등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며, 투자자들이 한화의 미국 방산시장 진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한화의 오스탈 인수 전략은 미국 방산시장 내에서의 입지 강화, 글로벌 조선·방산 시너지 창출, 미국 정부 정책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MRO 사업 확대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1988년 작은 조선회사로 시작하여 현재 미국 해군의 핵심 파트너로 성장한 오스탈과 한국의 조선·방산 기술력이 결합하여, 한화그룹이 미국 방산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잡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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