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투자증권은 24일 발표한 국내 주식전략 보고서에서 "아직은 외국인이 주도하는 시장"이라며 "개인투자자와 시소게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여러 측면에서 개인 수급 유입은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책 모멘텀 및 낙관적 기대 속 개인의 시장 유입 촉진을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코스피는 5월 이후 외국인 자금 유입(5월 1조2천억원, 6월 4조4천억원 순매수)에 힘입어 3,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최근 주말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약 1조4천억원을 순매수하며 3,000포인트 선을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개인투자자 주도의 강세장은 코스피의 주요 분기점에서 나타났다. 2007년 코스피 2,000포인트 돌파와 2021년 3,000포인트 돌파 시점으로, 각각 2~3년간 개인 매수세가 지속됐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라운드 피겨 돌파 후 개인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도세가 나오며 지수가 단기 조정을 받는 패턴도 공통적으로 관찰됐다. 현재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돌파한 상황에서 이런 패턴이 재현될지 주목된다.
고객예탁금 변화도 중요한 신호다. 예탁금의 변화는 주가 변화에 선행하는 경향을 보여왔는데, 17일 기준 예탁금이 65조원을 돌파하며 2022년 4월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동학개미운동 이후 예탁금의 전반적인 수준 자체가 높아진 상황이어서 증가율 측면에서는 아직 높지 않은 상태다.
시가총액 대비 예탁금 비율로 보면 동학개미운동 당시 최고 3.4%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2.4% 수준에 머물고 있어 과거 대비 개인 매수세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도 측정을 위해 구글 검색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주식투자', '주식', '코스피' 등 키워드 검색량이 동학개미운동 당시의 3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유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요소로는 예금금리 하락이 꼽힌다. 과거 팬데믹 당시 기준금리가 1.0%까지 내려가면서 예탁금이 74조원까지 늘어났던 경험이 있다. 현재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 하에서 예금금리 하락이 주식시장 유입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심리지수도 지난 4월 저점 이후 빠르게 회복하며 2015년 이후 평균의 +1표준편차를 넘어서는 등 긍정적 신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 후 본격적으로 긍정적인 소식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촉발되는 오버슈팅 모먼트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나 배당소득 제도 개선, 여당의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구성 등은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하면서 시장 유입을 촉진시킬 수 있는 정책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신한투자증권은 현재 상황을 동학개미운동의 전단계로 진단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본격적인 시장 유입을 위해서는 정책적 뒷받침과 함께 긍정적 시장 분위기가 대중에게 확산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가 새로운 개인 주도 상승장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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