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주목할 부분은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의 압도적 성과다. HBM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5% 증가했으며, 평균판매가격(ASP)도 5% 상승했다. 특히 HBM3e 12H 제품의 수율이 예상을 크게 상회하면서 2026년 HBM 물량 가시성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모든 고객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HBM4 12H에서도 선두 경쟁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2025년 3월 HBM4 샘플 공급을 시작해 시스템 최적화 협업을 지속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DRAM과 NAND 플래시도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보였다. DRAM 출하량은 24%, NAND는 71% 증가했다. AI 투자가 서버뿐만 아니라 PC, 스마트폰으로 확산되면서 메모리 수요가 전방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빅테크 업체들이 대외 환경 변동에도 올해 투자를 상향 조정했다"며 "AI 기능 탑재로 세트 수요와 메모리 채용량이 동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설비투자를 기존 계획 대비 증가시킬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용인 1기 팹은 2027년 2분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M15X 팹은 올해 4분기 오픈해 2026년부터 HBM 포함 DRAM 생산에 활용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년 HBM의 원활한 고객 대응을 위해 일부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주요 고객과의 논의를 통해 공급 가시성을 확보해 투자 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SK증권 한동희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기술력과 양산성을 바탕으로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며 "메모리 시장이 순수 커머디티에서 벗어나 선두 사업자가 협상력을 가질 수 있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컴퓨팅 시스템에서 HBM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수요가 매우 끈적(sticky)하고, 조기 개발 참여(Early-engage)에 따른 이점이 과거 대비 매우 커진 상황"이라며 "쉽게 복제될 수 없는 조직문화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리더십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업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며 AI 시대 핵심 인프라 공급업체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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