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일이 연기한 구명관은 화려하게 앞에 나서는 인물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으로 위기의 태풍상사를 끝까지 떠받친 든든한 버팀목 같은 인물이다.
극 초반에는 다소 구수하고 엉뚱한 상사로 웃음을 유발했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구명관의 무게감은 더욱 깊어졌다. 세월이 쌓여 만들어낸 신뢰와 책임감으로 태풍상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영원한 버팀목으로 남게 된 것.
한 걸음 늦게 나서더라도 한 번 결심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추진력, 현장에서 다져진 생활력까지 더해져 구명관은 위기 때일수록 더 또렷이 빛나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구명관의 존재감은 김송일의 디테일한 연기를 통해 더욱 살아났다. 90년대로 돌아간 듯한 말투와 호흡, 단어 하나를 고를 때도 시대의 공기를 머금은 어투, 그리고 로봇처럼 약간은 뚝딱거리는 듯하지만 그 안에서 미세하게 변주되는 표정과 몸짓이 더해지며 캐릭터에 현실감을 불어넣었다. 외형적인 장치에만 기대지 않고, 걸음걸이와 고개의 각도, 짧게 숨을 고르는 순간까지, 김송일은 삶이 켜켜이 쌓인 직장인의 시간을 세밀하게 채워 넣었다.
김송일은 "이번 작품은 좋은 분들과 좋은 분위기에서 작업할 수 있어서 그 인연에 특별히 감사한 작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태풍상사'를 아껴주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며 먼저 동료와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그 응원에 힘입어 배우 김송일 역시 묵묵히, 묵묵히 나아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이며, 구명관처럼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다음 행보를 향한 각오를 전했다.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태풍상사의 숨은 버팀목을 완성해 낸 배우 김송일이 차기작에서 보여줄 새로운 얼굴에 기대가 모인다.
한편,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는 지난달 30일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글로벌에픽 유병철 CP / yb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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