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규모 인사 단행, 조직 슬림화에 속도
박윤영 대표 체제 출범을 앞둔 KT가 몸집 줄이기에 착수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31일 정기주주총회 직후 전체 임원의 20~30% 감원을 포함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KT의 미등기임원 수는 94명이다. 이는 최대 20명 이상이 감원 대상이 되는 규모다. KT는 이번주부터 상무보 구성원을 시작으로 퇴직 통보를 진행하고 있다. 임원 인사가 31일 정기주총 이후 확정되면 직원 발령은 다음달 초·중순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KT 관계자는 "31일 정기주주총회 이후 임원 인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개편 규모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계열사 인사와 본사 조직개편의 동시 진행
박윤영 신임 대표 선임 절차의 마무리와 함께 KT 그룹 전반에 대한 인사 재편도 탄력이 붙고 있다. KT 그룹은 이미 상장 자회사를 중심으로 사장단 인사를 진행 중이다.
KT지니뮤직과 KT스카이라이프는 26일 정기주총을 개최하고, 27일에는 KT알파와 나스미디어가 주총을 연다. 31일에는 KT를 비롯해 KTis, 밀리의서재, 케이뱅크 등이 대표 및 사내이사 선임을 처리할 예정이다.
흥미로운 점은 일부 계열사가 대표 임기를 1년으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KT스카이라이프, KT나스미디어, KTis, 밀리의서재, 케이뱅크 등이 임기를 1년으로 한정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향후 본사 인사 방향에 따라 계열사 경영진을 추가 조정할 여지를 남기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BC카드는 지난달 김영우 전 KT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KT스카이라이프는 조일 경영기획총괄을 신임 대표로 확정했다. KT알파는 박정민 전 SK스토아 대표를 사내이사로 영입한다. 한편 서인욱 KT지니뮤직 대표, 박평권 나스미디어 대표, 이선주 KTis 대표,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 박현진 밀리의서재 대표 등은 각각 연임하기로 했다.
거버넌스 재정비와 경영 정상화가 시급
박윤영 신임 대표는 KT 내부 출신으로 조직 내 신망이 높다. 지난해 12월 최종 후보로 선정된 이후 현 경영진과의 인수인계 과정에서 경영 구상을 충분히 준비해왔다. 업계 전문가들은 박 대표가 취임 이후 비교적 빠른 속도로 조직 정비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법적 불확실성도 해소됐다. 일부 인사가 신청한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법원이 기각하면서 박 대표의 선임 절차는 법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또한 이사회 규정도 조정되는 중이다. KT 이사회는 고위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 시 이사회 심의·의결을 받도록 한 규정의 삭제를 논의 중이다. 이 규정은 새 대표의 인사·조직개편 재량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며, 국민연금도 정관과의 배치 및 주주권 침해 우려를 이유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31일 정기주총에서는 박윤영 대표이사 선임과 함께 사외이사진 교체도 동시에 진행된다. 윤종수 ESG위원회 위원장, 김영한 숭실대 교수, 권명숙 전 인텔코리아 대표, 서진석 전 EY한영 대표가 사외이사 후보로 올랐다. 기존 사외이사진이 김영섭 체제에서 선임된 인사들인 만큼 이번 주총을 통해 일부 교체되며 이사회에도 본격적인 변화가 이뤄진다.

고객 신뢰 회복과 AI 사업 방향성 재설정
박윤영 신임 대표 체제의 KT는 몇 가지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먼저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한 고객 신뢰 회복이 우선적 과제로 꼽힌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처분도 예정돼 있어 이를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파트너십 중심으로 추진해온 기업 간 거래(B2B) 인공지능(AI) 사업의 방향성 재설정도 변수다. 신임 대표가 이 분야의 경영 전략을 어떻게 재편할지에 따라 KT의 미래 사업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대표 선임 절차와 계열사 인사, 이사회 구성 변화가 맞물리면서 KT의 경영 전환 윤곽이 점차 드러나는 분위기"라며 "본사 인사와 조직개편이 진행되면 추가적인 계열사 인사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윤영 신임 대표는 KT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지적돼온 거버넌스 재정비와 산적된 사업 현안 해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조직 개편 지연으로 인한 신규 사업 전략 수립 차질도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KT의 경영 전환이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이뤄지는지가 앞으로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