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가의 작품세계를 갤러리 스페이스에서 조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라는 고민을 시작으로 발전된 이번 기획은, 동시대 설치미술을 바탕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의 드로잉 작업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네 명의 작가는 모두 각자 다른 전기와 배경을 지니고 있으나 그들이 한데 모여 펼쳐내는 작업들은 상호 유기적인 관계로 얽혀 있다.
작가 최기창의 ‘Zenith Drawing / 수직선 드로잉’ 연작은 채색이라는 반복되는 행위 중에 발생하는 흔적들을 통해 담아낸, 의도와 우연, 중심과 변두리, 천정과 지상을 연결하려는 수많은 시도들의 기록지에 가깝다.
작가 서민정의 ‘Memory Machine 연작’속 카메라는 차가운 기계라는 일차원적 해석을 떠나서 이 또한 시각 기억의 일부가 되고 기계의 외형은 그 시절 그 시간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작가 황연주는 ‘H양의 그릇가게 - 컵을 잃어버린 컵받침들을 위한 드로잉 연작’을 통해 오래되고 쓸모 잃은 사물들에 대한 기억들이 낡음과 덧없음이 아니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최태호는 “전시 타이틀 ‘Machine Memory – 인공적인 흔적’은 기억과 시간, 실재와 허구라는 서로 상반되는 개념을 통하여 작가들의 개인적이고 기계적인 사건의 현재화를 의도한다. 예술의 한 장르가 된 ‘드로잉’이라는 매개를 통해 시각 예술가로서 동시대를 반영하고, 예술적 책무를 반사적으로 반영하는 네 명의 예술가의 고뇌와 그들이 일궈낸 미학적인 성취를 살펴볼 수 있기를 바란다.” 고 전했다.
본 전시 수익금은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기부금과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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