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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경고에도 삼성∙미래에셋, ETF 경쟁 ‘과열’

삼전·닉스 '2배 레버리지' 경쟁 ‘후끈’…단기 수탁고 확보에 ‘총력’

성기환 CP

2026-05-26 08:50:30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로고. [사진=각사]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로고. [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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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금융당국의 거듭된 경고와 시장 안정화 권고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산운용업계를 주도하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 출시를 강행하며 정면 충돌하는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고수익 추구 심리와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이후의 자금 쏠림 현상을 배경으로, 가입자 보호보다는 단기 수탁고 확보에 집중하는 공급자 중심의 과열 경쟁이 최정점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미래에셋 보수 경쟁 ‘치열’…8개 운용사 16종 상품 27일 동시 상장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날 각각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일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상품의 세부 운용 전략을 공개한다. 양사의 신규 상품은 간담회 바로 다음 날인 27일 증시에 동시 상장돼 본격적인 영토 전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두 회사의 보수 경쟁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총 보수는 0.29%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0.0901%로 가장 낮은 수준을 내세우며 가격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이후 가입자들이 증권사 계좌로 이동하면서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직관적이고 변동성이 큰 고수익 상품"이라며 "업계 1, 2위가 동시에 유사 상품을 내놓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이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출시를 미루거나 마케팅을 축소하면 시장 주도권을 통째로 빼앗기기 때문에 정면 돌파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완화된 규제 틈새를 활용한 단기 수탁고 확보 경쟁이 당국의 경고 체계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양사 관계자들은 기자간담회 성격을 두고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자간담회는 마케팅 활동이 아니라 시장 전망, 상품 구조 설명 등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도 "투자자 유의사항, 상품 구조, 시장 전망 등 투자자 교육과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KB·신한·한화·키움·하나자산운용 등 8개 운용사가 제출한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 16종이 27일 동시 상장된다.

금감원의 경고, '공중에 뜬' 상태…투자자 보호 장치 미흡

금융감독원은 최근 해외 테크 및 엔화 레버리지 상품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 손실 사태를 예시로 들며, 특정 종목 및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에 대해 심각한 경고를 보내왔다. 특히 주가가 횡보하거나 등락을 반복할 때 자산 가치가 점차 깎여 나가는 '횡보장 속 원금 잠식(음의 복리 효과)' 리스크를 지적하며 운용사들에게 막판까지 출시 속도 조절을 당부해 왔다.
그러나 규제 개혁으로 2배 레버리지 ETF 허용 기준이 완화되면서 운용사들은 금감원의 경고를 외면했다. 지난 2월 당국이 국내 우량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허용을 결정한 이후, 규제 완화의 신호가 곧 '출시 신호'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자 보호 장치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시 사전교육(총 2시간) 이수와 1천만원 예탁금을 의무화했으나, 이것만으로 고위험 상품의 무분별한 투자를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퇴직연금 가입자 중 일부가 세액공제 혜택을 노리고 개인형퇴직연금(IRP) 자금을 이러한 초고위험 상품으로 유입시킬 경우, 많은 가입자의 소중한 노후 자산이 단기 변동성 장세 속에서 손실될 위험이 크다는 평가다.

퇴직연금 가입자도 위험…상위 2사 독과점 심화

지난 3월 기준 국내 ETF 시장의 구도를 보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독과점이 심각한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ETF 순자산 373조원 가운데 상위 5개 운용사가 90.6%를 가져가고 있으며, 특히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두 곳이 71.9%를 독식하는 구조가 뚜렷하다. 삼성자산운용은 149조원으로 40.0%,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19조원으로 31.9% 점유율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퇴직연금 시장과 유사한 양극화 구조를 보인다. 퇴직연금에서 은행권은 52.0%, 증권사는 26.2%를 차지했던 것처럼, ETF 시장에서도 소수 운용사에 의한 지배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퇴직연금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하고, 증권사 내에서도 주요 운용사의 고위험 상품에 집중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규제 완화의 수혜를 받으면서, 투기로 간주되던 상품이 이제 '정상적인 투자 도구'로 취급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이 지난해 130조9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32.6%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자금이 규제 틈새의 초고위험 상품으로 유입될 경우 국민의 노후 자산 안정성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규제 완화와 가입자 보호 '충돌'…제도 정비 시급

자산운용업계가 상품 판매와 단기 수익률 마케팅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가입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를 외면한 채 당국의 경고마저 무시하는 구시대적 영업 관행에 대해 보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규제 완화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취약 계층의 금융 이해도를 감안한 보호 장치가 동시에 강화되어야 한다는 평가다.

특히 퇴직연금 시장의 양극화가 ETF 시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금감원이 규제 미흡 지점을 신속하게 보완하고 운용사들에게 더욱 엄격한 행동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금융회사의 수익 추구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노후 자산을 지키는 것이 더욱 근본적인 과제라는 평가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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