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현재 법원에선 어떨까? 송파 법률사무소 호담 정성용 형사전문변호사는 "형법 제10조 2항에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지난 2018년 개정으로 ‘감경한다’가 ‘감경할 수 있다’로 변경되면서 법원의 심신미약 감형 판단이 자유로워졌다"며 "술에 취했다고 무조건 처벌 수위가 낮아질 것이란 생각은 오판"이라고 말했다.
폭력범죄 양형 기준을 살펴보면 범행의 고의가 없었고, 범행 수행을 예견하지 못하였더라도 과거의 경험, 당시의 신체 상태나 정황 등에 비추어 음주 또는 약물 때문에 만취상태에 빠지면 타인에게 해악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는지 아닌지를 따지지 않는다. 범행의 고의로 또는 범행 수행을 예견하거나 범행 후 면책사유로 삼기 위하여 자의로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하여 만취상태에 빠졌다면 일반가중인자로 반영한다.
결국 형사사건에서 '술김에'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남성 A씨는 지인들과 술을 마신 후 만취하여 길 가던 행인 B씨와 시비가 붙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B씨를 폭행하였고, 현장을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1심은 A에게 전과가 없었고 피해자 중 일부와 합의를 했음에도 징역 6월 실형을 선고했다.
당시 법원은 A씨에게 '음주를 하여 만취 후 행인과 시비가 붙어 폭행을 가한 점', ‘출동한 경찰의 공권력 집행에 저항하다가 폭행을 가하여 상해를 입힌 점', '여러 명이 이와 같은 행동을 한 점' 등을 이유로 공동상해,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했다. 공동상해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에서 정한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상해 또는 폭행의 죄를 범한 때' 성립하는 범죄다. 여러 명이 공동으로 폭행을 가했기 때문에 그 불법성이 가중된다.
정성용 변호사는 "공동상해는 일반폭행죄보다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다. 여기에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과하기 때문에 초범일지라도 실형을 살 수 있다"며 "주취상태를 이유로 적극 대응을 하지 않았다면 엄중한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술김에 판단력이 흐려져 타인에게 상해를 입혔다면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을 전제로 피해자와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 피해자가 합의를 원치 않는다면 공탁을 진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공탁이란 법령에 따라 공탁소에 금전, 유가증권 및 물건 등을 맡김으로써 일정한 법률적 효과를 얻는 것이다. 실제 위 사건의 2심 변론을 맡은 정성용 송파형사전문변호사는 반성문, 탄원서, 금주서약서, 형사공탁 등을 활용해 A씨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고, 재범 우려가 없다는 점을 적극 주장했다. 그 결과 2심에서 A씨에 대한 처벌은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만취상태로 폭행 등 형사사건에 연루됐다면 그에 대한 적절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단 점이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침과 동시에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신속하게 방어권을 행사, 자세히 대처해 지나치게 과중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도록 유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황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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