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토)

- 군대 간 아들의 신장 기증, 어머니는 새 삶을!

사진=신장이식 수술 성공을 축하하는 1300번째 수술 주인공들(앞줄 왼쪽 두 번째와 세 번째)과 봉생기념병원 수술팀(앞줄 맨 왼쪽 백승언 명예원장, 맨 오른쪽 김중경 병원장)
사진=신장이식 수술 성공을 축하하는 1300번째 수술 주인공들(앞줄 왼쪽 두 번째와 세 번째)과 봉생기념병원 수술팀(앞줄 맨 왼쪽 백승언 명예원장, 맨 오른쪽 김중경 병원장)
부산 봉생기념병원이 1300번째 신장이식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고 전했다.

1995년 3월 신장이식 첫 수술을 성공한 이후 29년 만이다. 신장이식 1300례는 부산·울산·경남 권역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을 통틀어 처음이자 최다 기록이다. 이는 부울경 신장이식 분야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셈이다. 특히 봉생기념병원 신장이식 수술은 10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어서 더 뜻 깊다.

신장이식은 공여자와 수혜자가 있어야 하는 만큼, 수술할 때마다 특별한 사연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번 1300번째 신장이식 환자인 60대 임모 씨는 군대 간 아들로부터 신장을 이식 받았다.

경북에 거주하는 어머니 임 씨는 고혈압으로 10여 년 투병 생활을 하다 ‘말기신부전’까지 겹치면서 혈액투석으로 연명해야 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더는 차도가 없고 몸 상태가 더 나빠지면서 신장이식 수술밖에는 대안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신장을 이식해 줄 사람은 외동아들 하나뿐. 그런데 아들은 군대에 가 있었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최근 대학병원들은 전공의 이탈로 의료 마비 상태였다. 임 씨를 대신해 아들은 수소문 끝에 ‘원스톱 협진시스템’이 가능한 부산의 봉생기념병원 신장이식센터를 찾아 신장이식 수술을 신청해야 했다.

봉생기념병원 신장이식센터는 군인인 아들의 휴가 일정에 맞춰 지난 9일 신장이식 수술을 단행했다.
수술 후 열흘 정도의 회복 기간이 지나 어머니 환자와 기증자 아들 모두 건강을 되찾았고, 아들은 지난 19일 군대로 복귀했다.

집도한 백승언 명예원장(외과)은 21일 “신장이식은 3~5시간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수술”이라며 “환자의 혈관 상태, 동맥경화 정도, 방광의 크기에 따라 다양한 장애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다행히 수술 후 경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1300번째 신장이식 수술을 처음부터 협진해 온 김중경 병원장(신장내과)도 “현역 군인이라는 제한적인 여건 속에도 어머니에게 자신의 신장을 선뜻 기증한 따뜻한 효심에 우리도 감동했다”면서 “이들 모자와 함께 신장이식 수술 1300례라는 큰 업적을 이루게 된 것은 더 뜻깊은 일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봉생기념병원 신장이식팀은 평소에도 2개 조 수술팀 체제를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뇌사 판정을 받은 환자로부터 기증받은 신장 2개를 말기 신부전증 환자 2명에게 동시 이식하는 고난도 수술도 최근 성공시킨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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