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0(목)
사진=조원진 변호사
사진=조원진 변호사
지난 8월 6일,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도정원)는 우울증이 있던 미성년자를 상대로 그루밍 성범죄를 저지른 20대 남성 A씨(21)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A씨는 미성년자의제강간 등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재판부는 징역 4년의 선고와 더불어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21회에 걸쳐 미성년자인 B양의 목을 조르며 성관계를 하는 등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성행위를 지속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B양이 우울증으로 불안정한 상태임을 알렸으나 이를 알고도 지난해 9월부터 9회에 걸쳐 B양에게서 나체 사진과 영상을 전송케 하였다. 이에 검찰은 A씨에 대해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징역 7년을 구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아직 성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미성년자를 성적 욕구의 대상으로 삼은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A씨에게 적용된 미성년자의제강간과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혐의는 모두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해당된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을 강간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며, 강제추행을 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 A씨의 경우처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혐의까지 받고 있다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 적용된다. 이는 아동·청소년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만큼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비해 가중처벌된다.

법무법인 동주 성범죄전담센터에서 형사 전문 변호사로 활동 중인 조원진 책임 변호사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관계를 했을 때 동의를 받았더라도 무조건 처벌을 피할 수는 없다. 특히 피해자가 16세 미만에 해당한다면 설령 동의에 의해 성관계를 가졌더라도 이를 유효한 동의로 간주하지 않아 강간죄를 범한 것으로 취급한다. 이것이 바로 A씨가 동의 하에 미성년자인 B양과 성관계를 가졌음에도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를 받는 이유이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성범죄의 경우는 사안에 따라 형사처벌과 함께 신상정보 공개, 취업제한 등의 보안처분까지 내려질 수 있으며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가 적용되면 전자발찌 착용 의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A씨의 경우와 달리 피해자의 나이가 만 16세 미만임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피해자가 나이를 속인 상황이라면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를 입증하고 혐의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실무에서 상대방이 미성년자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거나 나이를 속였다고 억울함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해당 미성년자의 연령, 체격 등 외관상 미성년자임을 몰랐을 리 없다고 판단되거나 미성년자임을 인식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원진 변호사는 “미성년자대상성범죄는 사안이 엄격한 만큼 엄벌이 내려질 확률이 높기에 혐의를 인정하거나 상대방이 나이를 속인 채 접근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항상 선처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상대방의 진술이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 있거나 억울한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생각된다면 혼자 조사에 임하지 말고 즉시 전문 변호인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만이 해결책이다.”라고 조언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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