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일 이음연구소장 / 경영학 박사.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와 Z세대(19972012년생)를 아우르는 세대로, 태생부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SNS·모바일 의존성'이 높은 집단이다. 이들은 단순한 소비보다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윤리적 브랜드를 선호하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퇴직연금에서는 실적배당형 상품을 전체 평균 대비 1.7배나 높은 비중으로 활용하며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Alpha세대는 2010년대 초부터 2020년대 중반까지 출생한 세대로, Z세대 이후의 차세대 주역들이다. 이들은 AI와 메타버스 환경에서 성장한 최초의 '완전한 테크 네이티브' 세대로 불린다. NFT와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수용성이 높으며, 퇴직연금뿐만 아니라 주택, 의료비 등을 연계한 생애주기 통합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
MZ세대, 퇴직연금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
첫째, 이들은 적극적 운용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 중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37.6%에 달해 전체 평균 21.8%보다 1.7배나 높다. 안정성보다는 수익 창출에 집중하며, 이를 통해 자산 규모 증대와 수익률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둘째, IRP(개인형 퇴직연금)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업 중심의 DB형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며, 2022년 7월 도입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의 영향으로 실적배당형 선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셋째, 교육 기반의 의사결정을 선호한다. 자신의 자산배분 상태에 대해 민감할수록 분산투자를 선호하고 수익률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금융 문해력이 향상되면서 28%가 최근 2년 내 실적배당형 전환 후 수익률 개선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MZ세대가 퇴직연금을 '수동적 저축'이 아닌 '능동적 자산화 도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테크 기반 맞춤형 솔루션과 ESG 투자 확산
MZ세대의 퇴직연금 활용 전략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요약된다. 우선 테크 기반 맞춤형 솔루션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다. 모바일 앱을 통한 실시간 운용 현황 모니터링은 기본이고, AI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위험분산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주식, 채권, ETF의 자동 재조정 기능을 선호하며, 이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Alpha세대가 요구하는 미래형 연금 플랫폼
Alpha세대의 움직임은 더욱 파격적이다. 이들은 메타버스와 NFT 기반 연금 플랫폼에 친화력을 보이며, 가상 공간에서의 투자 교육 콘텐츠를 요구하고 있다. 증시를 게임화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퇴직연금 NFT 증서를 통한 유산 상속 편의성 강화 등 기존 세대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아이디어들을 제시하고 있다.
생애주기 통합 자산관리에 대한 선호도 독특하다. 퇴직연금과 주택청약, 의료비 예측을 연계한 시스템을 원하며, '30대에는 주식 중점, 50대에는 채권 전환' 같은 자동 리밸런싱 기능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퇴직연금의 개념을 뛰어넘는 종합 자산관리 플랫폼에 대한 니즈로 해석된다.
글로벌 분산 투자에 대한 성향도 강하다. 코로나19 이후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이 35%에서 70%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2021년 대비 2024년 전망), 글로벌 ETF 패키지 상품 개발과 환리스크 헤징에 대한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Alpha세대는 '퇴직'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여 단계적 은퇴에서 평생 수익 창출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퇴직연금사업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
이제 퇴직연금은 단순한 '노후 대비'를 넘어 '세대를 잇는 경제 자율성의 상징'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퇴직연금사업자들은 네 가지 핵심 전략을 구현해야 한다.
먼저 AI 디지털 플랫폼 통합이 필수다. MZ세대에게는 모바일 앱 기반 실시간 포트폴리오 모니터링을 제공하고, Alpha세대에게는 메타버스 가상 공간에서 NFT 연금 증서 관리 기능을 제공하여 세대 간 접근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둘째, ESG와 테크 혁신 상품 패키지를 제공해야 한다. MZ세대에게는 친환경 에너지와 공정무역 테마펀드를, Alpha세대에게는 AI·로봇 기술 ETF 연계 상품을 제공하여 가치 투자와 기술 트렌드를 동시에 충족시켜야 한다.
셋째, 글로벌 분산투자 옵션을 확대해야 한다. MZ세대에게는 해외 선진국 ETF 기본 편입을, Alpha세대에게는 신흥국 테크 기업 ETF 패키지를 제공하여 수익 다각화를 지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게이미피케이션 교육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MZ세대에게는 SNS 연동 모의 투자 경쟁 프로그램을, Alpha세대에게는 메타버스 가상 경제 체험 학습을 제공하여 금융 문해력 향상과 가입자 유인 효과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결국 MZ세대의 실적중심 니즈와 Alpha세대의 기술융합 요구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구현하는 기업만이 미래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화하는 세대의 요구에 발맞춰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생존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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