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증권은 24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현대차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3만원을 유지했다.
SK증권은 2026년 현대차 연결 기준 매출액 201조7000억원(전년 대비 6.0% 증가), 영업이익 13조4000억원(9.6% 증가), 영업이익률 6.7%를 전망했다. 주목할 점은 미국의 자동차 품목 관세율 15% 적용 시 연간 관세 비용이 4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됨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관세 충격을 상쇄하는 첫 번째 요인은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은 현대차가 2025년 경영계획에서 가정한 1350원을 크게 웃도는 1469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마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은 2600억~2700억원 증가한다. 현재 환율 수준은 관세 비용의 절반 가까이를 상쇄해주는 셈이다.
투싼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산타페, 소나타, 아반테 하이브리드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매출액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는 게 SK증권의 분석이다. 2024년 미국에서만 투싼 하이브리드가 6만1000대 판매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이브리드는 단순한 판매량 증가를 넘어 수익성 개선의 핵심 동력이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보다 10% 이상 비싼 하이브리드 비중 증가, 상대적으로 고가인 펠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출시, 현대차 브랜드보다 60~70% 고가인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 비중 증가 등이 현대차의 장기적인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을 견인할 전망이다.
윤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15%의 수입차 관세가 부과되는 미국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그룹과 도요타로 급격한 시장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익 체력이 약한 닛산, 스텔란티스 등이 먼저 가격 인상을 실시할 경우 현대차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SK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15% 관세 부과 시 닛산은 연간 관세 비용 1조7800억원에 2025년 상반기 영업손실까지 더해져 관세 조정 후 영업손실이 2조3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스텔란티스 역시 관세 조정 후 영업손실이 6조3200억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반면 현대차는 관세 비용 2조5900억원을 반영해도 8조2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동일한 관세 운동장에서 체력 싸움이 벌어질 경우 현대차의 상대적 우위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SK증권은 "25% 관세하에서도 미국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던 현대차가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미국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며 "15% 관세 시대에서 재편될 미국 시장 점유율 상승은 2026년과 2027년 실적의 업사이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적으로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 상승과 시가총액 증가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 현재 미국 시장 점유율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만큼, 다음 차례는 주가 상승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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