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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투자 사기, ‘코인 존재 여부’보다 ‘범행 구조 해체’가 처벌의 핵심

이성수 CP

2026-03-03 18:40:00

▲ 법무법인 세담 박종민 변호사

▲ 법무법인 세담 박종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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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이성수 CP] 가상자산 투자 사기 사건에서 수사기관과 법원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질문은 코인이 실제로 발행되었는지, 혹은 거래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여부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질문이 사건의 본질을 비껴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코인 사기의 핵심은 코인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사기죄가 성립하는 구조를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세담㈜의 박종민 변호사는 이를 ‘기망–가치–범의–폰지–유사수신’이라는 다섯 개의 법리 축으로 정리한다. 코인 사건의 승부는 기술이 아니라 구조에 있다. 무슨 말을 했는지와 그 말의 사실 여부, 그리고 투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단계별로 해체해야 한다.

실무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쟁점은 기망행위다. 원금 보장이나 단기간 확정 수익, 내부 관계자와의 친분, 독점적 투자 기회 등 투자자의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설명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달랐는지가 출발점이 된다. 단순한 홍보나 기대 표현이 아니라, 재산 처분의 결정을 유도한 핵심 발언을 특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코인의 경제적 가치다. 실제로 토큰이 발행되고 형식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해당 코인이 자유롭게 현금화될 수 있었는지, 특정 거래소에만 제한된 구조는 아니었는지, 설명된 사업 모델이 실재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기술적 존재와 실질적 가치 사이의 간극이 입증되지 않으면 피해액 산정과 범의 판단이 흔들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이른바 폰지 구조가 드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겉으로는 블록체인 기반 수익사업을 내세우지만 실제 자금 흐름이 신규 자금 유입에 의존하는 방식이라면 이는 정상적 투자라 보기 어렵다. 여기에 다단계적 모집 구조와 원금 보장 약속이 결합하면 유사수신 행위 여부까지 함께 검토된다.

문제는 이러한 요소들이 충분히 구조화되지 않으면 사건이 투자 실패나 단순 분쟁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이다. 코인이 실제로 존재하고 일정 기간 거래가 이루어졌다면, 수사 단계에서 범의와 기망을 명확히 특정하지 못하는 경우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기도 한다. 코인 사건이 일반 금융사기와 달리 외형상 투자 형식을 갖추고 있어 입증 난도가 높으므로, 초기 고소 단계에서부터 법리적 설계를 하지 않으면 사건의 본질이 흐려질 위험이 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진행된 2020년의 한 사건은 가상자산 사기 입증의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해당 사건은 해외 협업과 솔루션 사업을 내세우며 단기간 내 투자금의 수배를 지급하겠다고 홍보했고, 모집 담당자와 자금 관리자가 분리된 조직적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이 사건을 다시 한 번 재구성했다. 다만 법리 용어를 그대로 나열하는 대신, 수사기관이 한 눈에 구조를 파악할 수 있도록 ‘사람∙돈∙말’이라는 세 축으로 재정리했다. 누가 기획했고, 누가 투자자를 모집했으며, 자금은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 그리고 어떤 약속이 반복적으로 사용됐는지를 구조도로 제시한 것이다.

그 결과 사건은 단순한 투자 분쟁이 아닌 조직적 금융사기로 인정됐고, 주요 피고인들에게 징역 5년 등 실형이 선고됐다. 법조계에서는 이 사건이 코인 사기에서 기망과 자금 흐름을 어떻게 결합해 입증할 것인지에 대한 하나의 기준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한다.

법무법인 세담㈜은 이 사건을 통해 정리된 분석 프레임을 바탕으로 이후에도 코인 및 불법 투자 사건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현재는 다수 피해자를 함께 대리하는 금융범죄 단체소송을 주요 영역으로 다루며, 공통된 설명 구조와 동일한 자금 흐름을 묶어 하나의 사건으로 설계하는 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다. 형사 절차에서의 처벌뿐 아니라 범죄수익 환수와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염두에 둔 종합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코인 사기의 본질이 결국 약속과 자금의 괴리에 있다. 초기 단계에서 구조를 정확히 해체해 제시하는 것이 피해 회복의 출발점이다. 가상자산 분야의 사건을 단순 투자 분쟁이 아닌 구조적 금융범죄로 분석해야 한다.

가상자산 시장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그만큼 사기 수법도 정교해지고 있다. 기술을 넘어 법리와 구조로 접근하는 전문적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도움말: 법무법인 세담 박종민 변호사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 l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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