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반도체가 올 2분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도 이러한 시장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기 때문이다. AI 칩 생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를 제조하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시설에 대거 투자하고 있고, 한미반도체는 이 흐름을 정확히 잡아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 HBM 수요가 촉발
한미반도체가 14일 공시한 2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511억원, 영업이익은 130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39.5%, 영업이익은 51%까지 뛰어올랐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51.9%로 회사 역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HBM 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있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시설 투자 확대로 HBM용 열압착(TC) 본더와 미세 톱 및 비전 배치(MSVP) 장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한미반도체는 글로벌 TC본더 시장에서 1위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메모리 업계가 HBM4 양산에 본격 진입하면서 관련 장비 공급도 확대했다.
마이크론의 투자 확대, HBM 시장 확장의 신호
마이크론이 추진 중인 거대 투자 계획은 HBM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마이크론은 HBM 생산을 확충하기 위해 대만 디스플레이 기업 AUO와 반도체 위탁생산(팬드리) 기업 PSMC로부터 제조 공장을 인수했다. 싱가포르 우드랜드, 미국 아이다호 보이시, 뉴욕 등지에서는 새로운 HBM 패키징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이달 초 마이크론은 일본 히로시마에도 HBM 패키징 공장 투자를 발표하고, 미국 내 제조시설 투자액을 2000억달러(약 300조원)에서 2500억달러(약 375조원)로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메모리 기업들의 HBM 생산 능력 확충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것이다.
차세대 기술 개발로 미래 시장 선점
한미반도체는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는다. 올 연말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 시제품을 공개할 계획이며, 내년 상반기에는 '와이드 TC본더'를 시장에 내놓는다.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는 2029년으로 예상되는 16단 이상 HBM 양산 시점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전략이다. 미래 시장을 미리 준비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MSVP 장비도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반도체 패키지의 절단, 세척, 건조, 검사, 선별, 적재 공정을 수행하는 이 장비는 AI 반도체 패키지에 패널 레벨 패키징(PLP) 기술이 확산되면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5D 패키징 장비로 AI 시장 공략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고도화되는 AI 패키징 시장 변화에 맞춰 신제품인 2.5D 패키징 장비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며 "맞춤형 첨단 장비를 적기에 공급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AI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성장 속에서 한미반도체가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는지가 향후 실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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