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이혼 전에는 미처 불륜 사실을 알지 못했다가 모종의 사유로 이혼을 하게 된 후 뒤늦게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이혼 이후의 상간소송을 진행하여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단 이혼 이후의 상간소송은 고려해야 하는 점이 이혼 시 진행하는 상간소송보다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우선 이혼 이후의 상간소송은 최대한 빨리 준비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우자의 불륜을 사유로 한 위자료 청구 소송은 제소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혼 이후의 상간소송의 제소기간은 부정행위를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또는 부정행위가 있던 날로부터 10년이다. 둘 중 더 짧은 쪽이 인정되기 때문에 소송을 준비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
만일 이전에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알았고 이를 용서해주기로 결정한 사실이 있다면 해당 불륜 사실을 가지고 배우자에게 소송을 제기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는 이혼 이후의 상간소송은 물론 이혼과 함께 진행하는 상간소송에서도 마찬가지다. 민법 제841조에서는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로 인해 발생한 이혼청구권은 다른 일방이 사전동의를 하거나 사후 용서를 한 때에는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미 한 번 용서한 일로 다시 법적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평온한 삶을 깨트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러한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혼 후 발생한 만남이나 접촉 등을 가지고 상간소송을 진행할 수는 없다. 이혼 전, 혼인 기간 동안 발생했던 부정행위에 대해서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이 때, 위자료 청구는 배우자는 물론 불륜에 대해 공동 책임을 진 상간자에 대해서도 할 수 있다. 위자료 액수는 혼인 기간과 불륜이 지속된 기간, 불륜 행위의 구체적 내용, 경제적 여건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결정된다.
로엘법무법인의 이원화 이혼전문변호사는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의 경우, 이혼 시 재산을 어떻게 정리했느냐 하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편이다. 상대방은 이미 이혼을 할 때 위자료 명목으로 재산을 나누었다고 주장하며 위자료 책임을 피하려 할 수 있기 때문에 위자료 청구 시 이러한 부분까지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 이혼 이후 진행하는 상간소송은 어떻게 보면 어려운 점이 더 많기 때문에 더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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