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12일 한진칼 보유 지분이 기존 17.44%에서 18.46%로 늘었다는 내용의 '주식 등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지분 확대는 호반건설 계열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여에 걸쳐 한진칼 주식 64만1974주(0.96%)를 매입하고, 또 다른 계열사인 ㈜호반이 지난해 3월 3만4000주(0.05%)를 추가 매수하면서 이루어졌다.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매입은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며 본격화됐다. 이후 2023년에는 팬오션으로부터 5.85%를 추가로 사들이며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다. 이번 지분 추가 매입으로 호반건설 측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18.46%로, 주식 보유 목적은 여전히 '단순투자'로 명시되어 있다.
현재 한진칼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조원태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은 30.5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10.58%는 한국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으로, 이를 제외하면 조 회장 측의 실질적인 지분은 약 20%에 불과하다. 결국 호반그룹(18.46%)과 조원태 회장 측(산업은행 제외 약 20%)의 지분 격차는 1.5%포인트에 불과한 상황이다.
특히 호반그룹이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기업인 금호산업 인수를 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항공업 진출을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호반그룹은 최근 LS그룹과도 묘한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올해 초 LS전선 모회사인 ㈜LS 지분 약 3%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호반그룹 계열사인 대한전선과 LS전선 간 특허권 침해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루어져 주목을 받았다. 두 회사는 5년 8개월간 소송을 진행했으며, LS전선이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진그룹과 LS그룹이 최근 항공우주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협업을 강화하기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양측은 각 사의 인적·물적 자원과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적용한 항공우주산업 기술 고도화, 도심항공교통(UAM) 충전인프라 구축 등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 협약을 두고 한진그룹과 LS그룹이 향후 호반그룹의 경영권 참여 시도에 대비해 상호 백기사 확보 차원에서 동맹 관계를 맺은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두 그룹 모두 호반그룹과 갈등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호반에 맞서 우군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진칼은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13일 주가가 장 시작부터 29.93% 급등하며 상한가로 직행했다. 시장에서는 호반그룹의 지분 확대로 인한 경영권 분쟁 가능성과 이에 대응하는 한진그룹과 LS그룹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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