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12.22(월)

영풍·MBK VS 고려아연 갈등 심화..."'미국 투자, 실은 8.4조 채무보증"

미국 제련소 명분 유상증자, 실상은 경영권 방어용

신규섭 금융·연금 CP

2025-12-22 15:11:26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최윤범 회장 측이 추진 중인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제련소 건설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8조원 넘는 채무보증을 '미국의 투자'로 포장해 경영권 방어를 정당화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영풍·MBK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미국 제련소 건설과 한미 협력 자체를 반대한 적 없다"면서도 "문제는 이를 명분으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유상증자가 추진되고, 자금 조달 구조를 사실과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최윤범 회장 측은 "미국이 제련소 건설 자금의 91%를 부담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실제 자금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합작법인(JV) 설립 구조상 미국 국방부와 전략적 투자자가 출자하는 금액은 총 6억 달러 수준이다. 고려아연도 약 9,000만 달러를 출자한다. 문제는 미국 정부로부터 조달되는 12억 5,000만 달러가 상환 의무가 있는 '차입금'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고려아연이 출자해 설립하는 미국 현지 사업법인이 조달하는 46억 9,8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7조원에 달하는 장기 신디케이트론 역시 차입금이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최대 2040년까지 8조 3,900억원의 채무보증을 선다. 전액 채무보증이 수반된 차입은 회계·재무적으로 사실상 보증 제공 회사가 직접 차입한 것과 동일한 위험을 부담한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실질적으로 거의 전부를 책임지는 차입 구조를 '미국의 투자'로 설명하는 것은 경영권 방어 논란을 희석하기 위한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저리 자금' 주장도 사실과 달라

최 회장 측은 신디케이트론 금리에 대해 "미 국채 10년물 금리에 175bp를 가산한 저리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고려아연이 국내에서 실제로 조달해온 금리와 비교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고려아연은 최근 국내 시장에서 3년물과 5년물 회사채를 각각 3.05%, 3.287%에 발행했다. 이전에도 3% 초반대 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해왔다. 반면 미국 신디케이트론은 평균 6%에 가까운 금리 수준으로, 국내 조달 금리보다 2~3%포인트 이상 높다.

미국 현지 차입이 모두 실행될 경우 연간 이자 비용만 약 4,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동일 금액을 국내에서 조달할 경우와 비교해 막대한 추가 재무 부담이다. 이러한 구조를 '저리 자금' 또는 '특혜 금융'으로 설명하는 것은 일반적인 금융 상식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영풍·MBK 측 주장이다.
핵심 구조는 공시 안 돼

최 회장 측은 미국 정부가 제련소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인허가 및 정책 조율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의 구체적인 법적 근거, 비용 부담 주체, 수익 귀속 방식, 계약 구조에 대해서는 충분한 공시나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합작법인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10%를 확보하게 되며, 향후 배당 및 계약상 수익을 취득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럼에도 합작법인의 지분 구조, 비용 부담, 수익 배분 관계 전반은 공시에서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미국 국방부에 대한 신주인수권 부여, 현지 제련소 운영법인과 JV 간 주요 계약 조건 역시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영풍·MBK는 "문제의 본질은 미국 제련소 건설이나 한미 협력이 아니라,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설계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라며 "전액 채무보증 차입을 '미국의 투자'로 포장하고, 높은 금리를 '저리 자금'으로 설명하는 것은 주주와 시장을 호도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제련소 건설의 재무적 부담 대부분은 결국 고려아연이 짊어지는 구조이며, 이를 감추기 위해 과장된 표현과 왜곡된 설명이 동원되고 있다"며 "경영권 방어 목적의 유상증자를 정당화하기 위해 회사의 재무 현실을 흐리는 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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