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3.06(금)

[C-레벨 탐구 ⑧ HD현대 그룹] 左조선-右재무, 회장 떠 받드는 2인 부회장

오너 정기선 회장 시대 부활한 부회장단 … 40년 조선통 이상균-재무 귀재 조영철

안재후 CP

2026-03-06 15:24:47

조영철 HD현대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부회장(사진 순서 좌에서 우로) _ AI 생성 이미지

조영철 HD현대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부회장(사진 순서 좌에서 우로) _ AI 생성 이미지

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2025년 10월 17일의 인사는 HD현대그룹의 경영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1980년대 이후 끊겼던 오너 중심 경영을 공식 복원했고, 동시에 이상균·조영철 사장이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해 약 2년 만에 부회장단이 부활했다.

스탠퍼드 MBA 출신 회장, 글로벌 경영 무대로 향하다
1982년 생인 정기선 회장은 대일외국어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2009년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으로 입사한 그는 2011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경력을 옮겼다가 2018년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돌아왔다. 이후 그는 순식간에 그룹 내 가장 주목받는 경영진으로 부상했다.

2021년 HD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본부 담당 사장,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후 2023년 부회장, 2024년 수석부회장을 거쳐 2025년 회장이 되었다. 경영진 중심 체제에서 단 4년 만에 회장에 오른 그의 상승 궤적은 현대그룹의 신뢰와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증거다.

회장 취임 후 정 회장은 글로벌 무대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4년 연속 참석한 정 회장은 AI와 에너지 산업의 미래 방향성을 논의하고,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창업자 알렉스 카프 CEO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HD현대는 이를 통해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로보틱스, HD현대마린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 회장은 다보스포럼에서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과도 만나 차세대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양사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의 최근 성과를 공유하고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조선·에너지라는 전통 산업을 AI와 디지털 기반의 미래 산업으로 재편하려는 그의 경영 구상이 국제 무대에서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40년 현장 경험의 조선통, 합병 시대를 주도하다
이상균 부회장은 정기선 회장과는 완전히 다른 경력 경로를 걸었다. 1961년 생인 이 부회장은 인하대 조선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40년을 넘게 조선업 현장에서만 경력을 쌓아온 그는 업계에서 보기 드문 현장 전문가다.

현대중공업 생산 부문을 거쳐 HD현대삼호 대표이사, HD현대중공업 조선해양사업대표를 역임한 후 2021년부터 HD현대중공업 대표를 맡아 왔다. 지난 2021년 말에는 HD현대중공업 대표 및 안전경영실장에 선임돼 한영석 부회장과 공동대표로 활동했으며, 2023년 연말 인사에서 한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최근까지 노진율 부사장과 함께 공동대표 체제를 이어왔다.

부회장 승진 후 이 부회장이 맡게 될 역할은 결정적이다. 이상균 부회장은 2025년 12월 1일 HD현대미포와의 합병을 앞두고 조직의 혼선을 줄이면서 합병에 따른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통합 HD현대중공업의 대표로서 조선·방산 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경영 철학은 선명하다. 198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이래 40년 넘게 생산 현장을 누빈 조선 전문가인 그는 조선업계 침체기와 산업 전환기를 모두 거치며 '현장 중심' 경영을 실천해왔다. 2021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후 공급망 위기와 친환경 기술 전환이라는 산업 전환기에 놓인 HD현대중공업의 체질 개선을 주도해 조선 사업 재도약을 이끌었고, 특히 친환경 선박 개발, 스마트 조선소 구축, 수익성 중심 수주 전략으로 회사를 다시 세계 1위 조선사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에는 흑자 전환을 달성했으며, 특수선 부문에 공을 들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특수선 수주 목표를 15억 6700만 달러로 설정했으며, 한국형 구축함(KDDX)과 미국 해군의 정비·유지(MRO) 계약 수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에는 214급(1800톤급) 디젤 잠수함 '윤봉길함'을 조기 인도하며 정비 역량을 과시했고, 페루 수출형 1500톤급 잠수함을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수출 모델을 개발 중이다.

다만 2021년의 한 사건이 기록에 남아 있다. 지난 2021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발생한 노동자 끼임 사망사고와 관련해 HD현대중공업 각자대표 이상균 부회장에게 대법원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했다.

재무전문가에서 정기선 회장의 파트너로
조영철 부회장은 또 다른 경로를 취했다. 1961년 생인 조영철 부회장은 고려대를 나와 198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이후 현대중공업 재정 부문, 현대오일뱅크 경영본부장, 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한 후 2021년부터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이사를 맡아 왔다.

조 부회장은 HD현대그룹의 '재무통'으로 불린다. 조 부회장은 한국조선해양의 경영지원실장으로서 권 명예회장, 정 회장과 함께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를 주도했으며, 이후 건설부문 중간지주사로 출범한 현대제뉴인(현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대표를 맡아 인수후통합(PMI) 작업을 담당했다. 조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의 기업공개(IPO)를 설계한 인물이며, 권 명예회장의 최측근으로 평가된다.

부회장 승진 후 조 부회장은 정기선 회장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올해 3월 주총을 마친 후 조영철 부회장이 HD현대의 새 대표이사에 내정됐으며, 정기선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 HD현대를 이끌게 된다. 이는 정기선 회장의 비전을 재무 전문성으로 뒷받침할 임무를 맡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기계 부문에서 조 부회장의 성과는 구체적이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조 부회장은 건설기계 글로벌 4위인 존디어 맞은편에 대규모 전시관을 꾸렸으며, 전동화, 무인 자율화 등 미래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건설 현장을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영철 대표이사 사장은 차세대 신모델 굴착기 공개 현장에서 "차세대 모델은 HD현대의 건설기계 부문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모아 완성했다"며 "차세대 신제품을 필두로 국가대표 건설기계 브랜드 '현대'(HYUNDAI)와 '디벨론'(DEVELON)을 글로벌 톱 메이커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야심 찬 목표도 제시했다. 조 사장은 "차세대 신모델과 함께 올해부터 2030년까지 해외누적수출 45만대, 해외누적매출 7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부회장단의 부활이 의미하는 것
조선과 건설기계라는 두 축을 맡게 될 이상균·조영철 부회장의 등장은 우연이 아니다. 2026년 1월 1일 공식 출범한 HD건설기계는 울산, 인천, 군산 등 국내와 인도, 중국, 브라질, 노르웨이 등 해외 생산거점을 갖춘 연 매출 8조원 규모의 국내 최대 종합 건설기계 기업이 됐다. 초대 사장은 문재영 사장이 맡았으며, HD건설기계는 오는 2030년 매출 14조 8000억원을 목표로 한다.

정기선 회장이 경영 기조를 잡는다면, 이상균 부회장은 조선·방산 현장을 이끌고, 조영철 부회장은 건설기계와 그룹 전체 재무를 장악하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전문경영인 부회장단이 실질적인 사업 의사결정을 담당하고, 오너 회장은 글로벌 전략과 미래 사업 개발에 집중하는 '오너-전문경영진 협력 체제'의 출현이다.

이는 2025년 말 현재 HD현대그룹이 놓인 상황을 반영한다. 조선 호황기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경영 기반이 마련되었고, 건설기계 통합으로 대형 구조 개편이 거의 마무리되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안정을 디지털 전환과 미래 사업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이다. 정기선 회장이 팔란티어, 테라파워 같은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하는 동안, 두 부회장은 현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역할분담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2026년 3월 6일 기준, HD현대그룹의 C레벨 경영진은 정기선 회장의 오너 경영과 이상균·조영철 부회장의 실무 경영이 공존하는 새로운 체제 속에서 글로벌 조선·종합중공업 그룹의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이들이 그려낼 5년 후 HD현대의 모습이 자금시장과 업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식시황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5,584.87 ▲0.97
코스닥 1,154.67 ▲38.26
코스피200 828.83 ▼2.39

가상화폐 시세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3,306,000 ▼281,000
비트코인캐시 667,500 ▼2,500
이더리움 3,019,000 ▼13,000
이더리움클래식 12,510 ▼110
리플 2,052 ▼7
퀀텀 1,338 ▼15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3,395,000 ▼265,000
이더리움 3,017,000 ▼18,000
이더리움클래식 12,510 ▼130
메탈 411 ▼3
리스크 192 ▼1
리플 2,053 ▼9
에이다 392 ▼2
스팀 83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3,270,000 ▼320,000
비트코인캐시 667,500 ▼3,000
이더리움 3,018,000 ▼14,000
이더리움클래식 12,520 ▼110
리플 2,051 ▼11
퀀텀 1,342 ▼11
이오타 9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