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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광모호, '사외이사 의장' 체제로 글로벌 거버넌스 완성한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 차원 전계열사 사외이사 의장 체제로 전환

안재후 CP

2026-03-24 10:20:51

LG 구광모호, '사외이사 의장' 체제로 글로벌 거버넌스 완성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주사 ㈜LG의 이사회 의장직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2018년 취임 이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동시에 맡아온 구 회장은 26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에게 의장직을 넘길 예정이다. 이는 2003년 LG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한 이래 23년 만의 결정이자, 구 회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경영 구조를 개편하는 조치다.

LG그룹이 총수 중심의 의장 체제를 포기하고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구조로 전환하는 것은 단순한 인사 변경이 아니다. 이는 국내 재계에 투명한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신호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 견제 기능 복원
그동안 총수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구조는 경영 결정의 속도와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다만 이사회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지적되어 왔다. 구 회장이 의장직을 내려놓는 결정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이 강화된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대표이사와의 이해 상충을 방지하는 효과도 발생한다. 이는 전체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선진 지배구조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스탠다드 충족을 위한 선택
구 회장의 이번 결정은 글로벌 투자 기준을 의식한 행보로도 해석된다. 해외 기관투자가와 의결권 자문사들은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는 구조를 가장 독립적인 지배구조로 평가해왔다. 총수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함으로써 이사회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감시하고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으며, SK하이닉스도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해 의장으로 선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 계열사 전반에 걸친 구조 개편
LG의 이사회 개편은 지주사에만 그치지 않고 그룹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LG전자는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첫 사외이사 출신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강 의장은 공정거래 및 법률 전문가로, 2021년부터 LG전자 이사회에서 내부거래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등에서 활동해왔다.

LG화학은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털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에 대응하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조화순 연세대 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HS애드도 같은 맥락에서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앉혔다.

LG이노텍과 LG헬로비전은 이미 2022년부터 선제적으로 사외이사 의장 체제를 도입했으며, LG생활건강과 LG유플러스도 관련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총 11개 주요 상장사에서 사외이사 의장 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속도감과 신중성의 균형 문제
다만 사외이사 의장 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대규모 투자 결정 등에서 속도감과 이행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총수가 의장을 겸임할 때는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했지만, 사외이사가 의장직을 맡으면 신중성은 높아지되 결정 속도는 느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함으로써 견제와 균형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선진화와 주주 가치 제고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외이사 의장 체제는 의사결정의 신속성보다는 중립성과 독립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는 제도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무게를 둔 조치"라고 설명했다.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
LG그룹의 이번 결정이 국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광모 회장이 주도한 변화는 상법 개정에 따른 주주 행동주의 강화와 지배구조 선진화에 대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LG그룹이 쏟은 이사회 독립성 강화 조치가 다른 대기업 집단으로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한걸음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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