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7.14(화)

[CEO’s Speech] 최태원 “AI는 경기사이클 아닌 산업진화 그 자체”

하이닉스 ADR 상장 기념 대담서 “나스닥 상장은 글로벌 책임회사로 거듭나는 분기점”

안재후 CP

2026-07-14 15:31:54

식스파이브미디어와 인터뷰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식스파이브미디어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식스파이브미디어와 인터뷰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식스파이브미디어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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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을 기념한 대담에서 인공지능(AI)을 "일시적인 경기 사이클이 아닌 산업 자체의 진화 과정"으로 규정했다.

2012년 회생절차 직전의 하이닉스를 인수한 이후 15년간 메모리 반도체를 키워온 경험이, 이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검증되는 국면이다. 그가 강조한 것은 단순명확했다. 앞으로 5년, AI 생태계가 성숙하는 이 시기가 가장 중요하고, 그 중심에 메모리 기술이 있다는 점이었다.

"범용 제조업에서 국가 전략산업으로"
최 회장이 2012년 하이닉스 인수를 자신의 경영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으로 꼽은 이유는 명확했다. 당시 업계는 하이닉스가 회생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는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을 내다봤다. "디지털 사회에서는 엄청난 양의 정보와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그 데이터는 반드시 저장돼야 한다"는 판단 속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최 회장은 "메모리 제조는 가장 정교하고 복잡한 제조업인 만큼 가장 어려운 기술을 해결할 수 있다면 다른 기술적 난제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년이나 2년이 아니라 15년 동안 꾸준히 투자하면서 그는 메모리를 범용 제조업에서 AI 시대의 국가 전략산업으로 변모시켰다.

글로벌 자본시장 진입, 미국 투자 신호탄
나스닥 상장은 이러한 내공이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최 회장은 미국 상장의 의미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글로벌 자금조달 통로의 개설. 둘째, 미국 투자자 유입에 따른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 구축. 셋째, 미국 연구개발과 AI 투자 확대의 본격화다.

SK그룹은 이미 미국에 3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AI 데이터센터와 AI 벤처, 연구개발센터 투자를 확대하고 인디애나 공장도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디애나 시설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첨단 패키징 공정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웨이퍼 전 공정뿐 아니라 HBM 패키징 기술 역시 메모리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그의 전략적 판단이 담겨 있다.

AI는 어린아이 단계, 향후 5년이 승부처
최 회장의 AI 산업 전망은 신중하면서도 낙관적이었다. 그는 "AI는 경기 사이클이 아니라 산업 자체가 진화하는 과정"이라며 "완전한 AI에 도달할 때까지 이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AI는 "아직 어린아이와 같은 단계"라는 표현으로, 진화의 초입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기간이 향후 5년이라는 것이 그의 핵심 메시지다. 이 기간 AI가 고도화되면 생산성과 활용도가 크게 높아지고, 새로운 수익 창출 구조가 형성되는 선순환이 시작될 것으로 봤다.

토큰 비용 낮추기, 메모리의 최우선 과제
AI 인프라 구축에서 메모리의 역할을 최 회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AI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지능을 만들어낸다. AI가 발전할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저장해야 하므로 메모리는 AI 인프라의 핵심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그가 제시한 최우선 과제는 토큰 비용을 낮추는 일이었다. "현재 반도체 가격이 높고 공급도 충분하지 않은 만큼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공급망 병목현상을 해소하여 AI 인프라 구축 비용을 낮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산업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적 사고를 보여준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투자 자금의 이중 과제
최 회장은 AI 산업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와 투자자금 부족을 꼽았다.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수도 있고, AI 산업의 성장 속도가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도 있다"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임을 밝혔다.

자금 측면에서도 우려를 표했다. "반도체와 에너지 분야의 병목현상을 해결하려면 막대한 자본이 지속해서 투입돼야 하는데, 만약 AI 생태계에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성장 모멘텀도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더 나아가 "AI는 이제 산업 경쟁력을 넘어 국가 안보와도 연결되는 분야"라며 "AGI(범용인공지능) 시대에 도달하기 전까지 정부 역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제조기업에 머물지 않겠다"
최 회장은 메모리 사업의 미래도 새롭게 정의했다. "단순한 메모리 제조기업에 머무르고 싶지 않다"며 "'서비스형 메모리'(Memory as a Service)와 같은 새로운 사업모델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하드웨어 공급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솔루션 제공자로 변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혁신 없이는 이해관계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없다"면서 "미국 ADR 상장을 계기로 미국 주주와 사회에 대한 책임도 더욱 커진 만큼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나스닥 상장이 단순한 자금조달 창구가 아니라, SK가 글로벌 책임 회사로 거듭나는 분기점이 될 것임을 시사한 발언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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