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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글로벌 D램 ‘삼국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제치고 1위 등극…다음 전장은 'HBM4'

안재후 CP

2025-06-05 15:12:15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무기로 한 SK하이닉스가 30여 년간 지속되어온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지배력을 무너뜨리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판도를 바꿔 놓았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차세대 HBM4를 둘러싼 새로운 경쟁에 쏠리고 있다.

33년 만에 점유율 1위 차지한 하이닉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가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25년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36.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삼성전자(34.4%)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는 삼성전자가 1992년 D램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이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그 자리를 내준 것이다.

매출 규모에서도 SK하이닉스는 97억1900만 달러로 삼성전자의 90억5700만 달러를 7억 달러 가까이 앞섰다. SK하이닉스가 창립 42년만에 삼성전자의 D램 매출액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HBM(고대역폭메모리) 부문에서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한 것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트렌드포스 등 다른 시장조사기관들도 비슷한 결과를 발표하며 SK하이닉스의 1위 등극을 확인했다.

역전 드라마 1등 공신은 HBM

SK하이닉스의 역전 드라마 뒤에는 AI 시대의 핵심 메모리인 HBM의 활약이 있었다. SK하이닉스는 'AI 큰손'인 엔비디아에 최신 HBM인 HBM3E(5세대)를 공급하는 최대 공급업체로, 이미 올해 물량을 모두 계약한 '완판' 상태다.

수익성이 높은 HBM에 집중한 결과는 놀라웠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1분기 23%에서 올해 1분기 42%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달성하며 분기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의 상대적 열세로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38.6%에서 올해 1분기 34.4%로 4.2%포인트 하락하며 2위로 밀려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글로벌 D램 ‘삼국지’

마이크론의 돌풍…점유율 25% 3위

이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미국 마이크론의 약진이다. 엔비디아 공급망에 포함된 마이크론은 HBM에 힘입어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25%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이는 전분기 대비 3%포인트 오른 것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보다 큰 증가폭을 보였다.

특히 마이크론은 메모리 업체 중 유일하게 전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한 기업이다. 매출은 작년 4분기 64억 달러에서 올해 1분기 65억75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옴디아는 "HBM 시장의 급격한 확장으로 경쟁 구도가 재편됐다"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제품 구성에서 HBM 비중을 크게 늘려 강력한 매출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격전지가 펼쳐질 HBM4

업계의 관심은 이제 차세대 6세대 HBM인 'HBM4'로 향하고 있다. HBM4는 HBM3E보다 30% 가량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향후 이 시장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기업이 전체 D램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옴디아는 "HBM4의 공급 능력이 향후 시장 경쟁에서 핵심 차별화 요소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도 2026년 하반기에 HBM4가 HBM3E를 제치고 주류 솔루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닉스 하반기 양산 목표 선제공격

SK하이닉스는 HBM4에서도 선두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에 HBM4 샘플을 공급했으며, 올해 하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6세대 12단 HBM4를 오는 10월께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수율 테스트에서 7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양산 준비가 거의 완료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방문해 "HBM4를 잘 지원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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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첨단 공정 도입 1위 탈환”

삼성전자는 HBM4에서 시장 지배력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HBM3E 12단 개선제품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HBM4 양산을 통해 신규 시장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분명히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HBM4, 커스텀(맞춤형) HBM 등 신시장에 대해서는 작년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차질 없이 계획대로 개발하고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HBM4 개발 속도는 SK하이닉스에 비해 6개월 이상 늦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첨단 공정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차별점을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력효율 강점 지난 마이크론 HBM

메모리 반도체 시장 3위 마이크론이 HBM에서의 경쟁력을 앞세워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내년 HBM4 양산을 목표로 하는 마이크론은 최근 HBM 인재 확보와 류더인(劉德音·마크 리우) TSMC 전 회장을 이사회에 임명하는 등 HBM4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마이크론의 HBM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 제품과 비교해 전력효율 측면에서 장점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HBM 기술이 차세대 규격으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마이크론의 기술 우위가 더욱 돋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시대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업계의 매출 규모는 전 분기보다 9% 감소한 263억3400만 달러(약 36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D램 계약 가격 하락과 HBM 출하량 감소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HBM 출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체 D램 시장 점유율에서는 HBM 지배력에 따라 업체 간 희비가 갈렸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기존의 범용 메모리에서 AI 특화 고부가 메모리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간스탠리는 차세대 HBM4 기술이 상용화되고 엔비디아 이외 기업으로 수요처도 다양해진다면 경쟁 구도가 더욱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며 HBM 시장에서 승자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SK하이닉스가 33년 만에 삼성전자의 D램 왕좌를 넘어선 것은 단순한 순위 변동을 넘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HBM4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앞으로 1-2년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판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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