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4.06(월)

KB라이프 합병 3년, 신한라이프와 격차 더 벌어졌다

자산 불렸지만 실적개선 미미 … 보장성 보험·요양사업으로 돌파구

성기환 CP

2026-04-06 08:58:57

KB라이프 정문철 대표. [사진=KB라이프]

KB라이프 정문철 대표. [사진=KB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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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푸르덴셜생명과 합병한지 3년째를 맞는 KB라이프가 시장으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2023년 1월 출범한 KB라이프는 자산 35조원으로 업계 7위권으로 성장했지만 보험계약마진 정체(CSM) 정체와 경쟁사인 신한라이프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등 좀처럼 실적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해 1월 취임한 정문철 사장에게 극복해야 할 큰 과제로 주어졌다. 정 사장의 '질적 성장' 전략이 실적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가 KB라이프의 향후 성공을 판가름할 핵심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 통합은 성공했으나, 실적은 정체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의 조직 통합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합병 후 인사제도 통합, 전산 시스템 통합 등 PMI(통합 후 관리) 절차를 큰 잡음 없이 마무리했으며, 지급여력비율(K-ICS)은 2025년 3분기 기준 254.2%로 업계 상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조직 통합 성공이 곧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통합 1년 후인 지난 2024년 KB라이프의 순이익은 2천694억원이었으나, 이듬해인 2025년 순이익은 2천440억원으로 9.4%(254억원) 감소했다. 반면 신한라이프는 2025년 5천7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KB라이프의 2배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보험업계에서는 KB라이프의 합병을 놓고 ‘절반의 성공’ 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조직 통합과 안정적 운영은 상당 부분 달성했지만, 수익성 경쟁과 시장 주도권 확보는 여전히 숙제"라고 지적했다.

투자이익 의존도 심화...'천수답식 구조'

KB라이프의 실적 악화는 보험영업 부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보험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했으나, 투자손익은 14.2% 증가했다. 이는 본업(보험)은 메마르고 외부 조건(투자이익)에만 의존하는 '천수답(天水答)' 구조를 의미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시부양 정책과 시장 호조로 처분이익이 확대되었으나, 보험금 예실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투자손익 의존도는 미래 성장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CSM에서도 드러난다. KB라이프의 2025년 말 기준 보험계약마진(CSM) 총액은 3조2천638억원으로 전년(3조105억원) 대비 8.4% 늘었다. 하지만 성장의 질을 보여주는 신계약 CSM은 0.7% 증가하는 데 그친 5천47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총량 증가와 달리 신규 수익 창출력은 제자리걸음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에 보험업계는 KB라이프의 영업 전략이 기존 계약 유지에는 성공했으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신한라이프의 2025년 말 기준 CSM은 7조6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하며 KB라이프의 2배를 초과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보장성 보험 비중이 높았던 과거 푸르덴셜생명의 DNA가 통합 과정에서 충분히 확장되지 못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영업 채널 다변화...설계사 중심 탈피 본격화

KB라이프는 전속 설계사(LP) 조직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하며 보수적 영업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러한 채널 전략이 신계약 CSM 성장 부족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된다. 다른 생보사들이 GA 채널로 보장성 보험을 확대할 때, KB라이프는 설계사 중심 모델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보수적 채널 전략은 조직 내 갈등도 초래했다. 통합 과정에서 조직 문화 충돌과 처우 불만이 배경으로 작용해, 고능률 설계사 이탈이 발생하기도 했다. 자회사인 GA 'KB라이프파트너스'는 업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자랑하지만, 실제 영업력 강화로는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KB국민은행과의 방카슈랑스 채널은 적극 확대되는 추세다. KB라이프의 지난해 3분기 금융기관보험대리점 초회보험료는 1조856억원으로 전년 동기(6천298억원) 대비72.3% 급증했다. 다만 방카슈랑스 규제로 저축성 보험 위주로만 판매 가능해 CSM 기여도는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건강보험 등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보험의 확대가 이익 구조 개선의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험사의 이익 기여도가 높은 보장성 보험 시장에서 KB라이프는 후발주자다. 경쟁 생보사들이 이미 점유율을 확보한 상황에서 시장을 탈환하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B라이프가 보장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지연된 만큼, 현재의 추격이 얼마나 빠르게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보장성 보험과 요양사업으로 '포트폴리오 재편'

정문철 사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이 바로 상품 전략이었다. 지난해 1월 삼성화재 장기상품개발부장 출신인 한기혁 상무를 영입해 혁신상품본부장으로 배치했다. 2025년 4월 출시한 종합건강보험 'KB 딱좋은 요즘 건강보험'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등 3대 질병 중심으로 설계되었으며, 전 연령이 가입 가능하다. KB라이프는 일반심사, 유병자, 온라인 보험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고객 특성별 맞춤형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말 단기납 종신보험 규제가 강화되자, 제3보험(건강·상해 보험) 라인업을 강화하며 보장성 보험 시장 진출을 적극화했다. 이는 영업 채널 측면에서의 다변화와 함께 상품 포트폴리오 재편이라는 이중 전략을 의미한다.

하지만 보장성 보험만으로는 장기적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정 사장은 요양 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3년 10월 KB손해보험의 요양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한 것은 전임 경영진의 결정이었지만, 정 사장은 이를 생보업계에서 최조로 시도하는 서비스로 안착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를 당장의 이익보다는 미래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린 포석으로 평가하고 있다.

결국 건강보험과 요양 사업이라는 두 축을 통해 정 사장이 추진 중인 KB라이프의 '보장성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이 얼마나 빠르게 실적으로 연결될지가 관건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장성 보험과 요양사업으로 새로운 수익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정문철 사장의 전략이 명확하다"며 "이 같은 다층적 포트폴리오 재편이 성공하면 생보업계내 KB라이프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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