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5.20(수)

회장 사과–대표 경질에도 멈추지 않는 ‘탱크’

제품 부수고 불매운동 확산 … 신세계그룹 전반 확대될까 ‘조마조마’

안재후 CP

2026-05-20 10:14:25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스타벅스코리아의 5월 18일 탱크 텀블러 마케팅 논란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사과와 손정현 대표의 경질에도 불구하고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제품을 부수는 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으며, 불매 운동 바람도 거세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마케팅 실수가 아니라 조직 전반의 의사결정 시스템 붕괴, 역사 인식의 결여, 그리고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전략이 얽혀 벌어진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변명 여지 없는 잘못” 인정은 했지만 …
정용진 회장은 19일 오전 공식 사과문을 통해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었던 어제 스타벅스코리아가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을 진행했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오신 모든 분들의 고통과 희생을 가볍게 여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이전날 스타벅스가 공개한 '탱크데이' 프로모션은 전두환 신군부의 만행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과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로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켜 극심한 비판을 받았다.

대형 브랜드의 마케팅 콘텐츠는 일반적으로 실무자 단계에서 초안이 만들어진 후 상급자와 관련 부서의 사전 검토 및 승인 절차를 거친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실무자가 역사의식이 미비하거나 온라인 커뮤니티 용어에 문제의식이 떨어질 수 있지만, 이를 상급자가 거르지 못한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탱크데이 프로모션을 담당한 이커머스팀 실무자의 초안이 어떤 검수 과정을 거쳤는지, 어느 직급까지 확인했는지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아직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내부 감시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회장 사과–대표 경질에도 멈추지 않는 ‘탱크’
과도한 굿즈 마케팅이 빚은 결과
신세계그룹의 주요 수익원 역할을 해온 스타벅스가 최근 몇 년 사이 본업인 커피와 음료보다 협업 굿즈와 'e프리퀀시' 마케팅에 집중해온 것도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꼽힌다. 연간 수백여 건의 프로모션을 진행하다 보니 각 콘텐츠에 대한 제대로 된 내부 검토가 이뤄지지 못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업계는 스타벅스의 굿즈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10%, 연간 3,000억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2022년 발암 물질이 검출된 서머 캐리백, 지난해 미니 가습기 리콜 사건 등 '스벅 굿즈 논란'은 매번 불거질 때마다 논쟁을 일으켜왔다. 이번 마케팅은 그러한 관리 시스템의 허점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결과로 보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용진 회장의 과거 발언들이 재소환되면서 신세계그룹 전반의 역사 인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 회장의 '멸공' 발언, 세월호 관련 방명록 조롱 사건 등이 언급되면서 "정 회장 기획 작품이 아닌가"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김성식 부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들 사건을 나열하며 이번 행사의 책임을 거론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멸공 멸공하더니 밑에 사람들도 따라간다"는 반응이 감지되고 있으며, 제품을 부수는 불매 움직임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브랜드 신뢰도 하락의 바람이 스타벅스를 넘어 신세계그룹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임직원 대상 역사의식 교육 약속도
신세계그룹은 브랜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세 가지 약속을 제시했다. 첫째는 사태 발생 경위와 승인 절차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공개, 둘째는 전 계열사 마케팅 콘텐츠 검수 과정의 재점검, 셋째는 엄격한 역사의식과 윤리 기준 정립을 위한 임직원 대상 교육이다. 이들 약속이 실제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이행될 수 있을지가 향후 그룹 이미지 회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의 사과와 대표 경질은 시작일 뿐, 조직 전반의 의사결정 체계를 어떻게 개선하고 역사 인식을 어떻게 정립할지가 신세계그룹이 맞아야 할 진정한 과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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