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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장관 "대기업 초과이익 사회적 분배 논의해야”

대화로 ‘한국형 사회연대 임금’ 모색 … 내달 1일 토론회

안재후 CP

2026-05-27 15:21:53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 차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 차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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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삼성전자 임금협상 극적 합의를 주도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개별 기업의 문제를 사회 전체 과제로 전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기업의 초과이익을 정규직만의 몫으로 두지 말고 비정규직과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어떻게 나눌지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동부는 다음달 1일 이를 구체화할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삼성전자 성과, 회사 힘만으로 이뤄진 거 아냐”
김 장관이 지적하는 핵심은 명확하다. 삼성전자가 세운 성과는 단순히 회사의 힘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민간의 자본과 노동이 결합되지만, 반도체처럼 공적 성격을 띤 재화라면 그 성과도 사회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논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에 출자한 국민 주주는 10명 중 1명에 달한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 용수, 전력 등 공적 자원이 투입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를 '국민기업'으로 부르는 이유다. 결국 기업의 성공이 국가와 지역사회 전체의 노력이 만든 결과라면, 그로부터 나온 초과이익도 사회적으로 재분배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금'이 아닌 '합의'를 통한 재분배 방식
다만 노동부가 제시하는 방안은 행정적 강제가 아니다. 김 장관은 초과이익의 사회적 재분배가 세금을 통한 방식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초과 세수는 정부가 분배할 몫이지만, 초과이익은 세금과 재무비용, 판관비 등을 모두 제외한 순이익을 의미한다.

노동부가 원하는 것은 기업이 이 초과이익을 정규직만이 독점적으로 가져가야 할 문제인지를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자는 것이다. 기업의 성과가 사회 전체의 노력이라면, 그 이익도 정규직뿐 아니라 비정규직과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어떻게 분배할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인재 유출 방지라는 실제 현안
김 장관이 이 문제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산업 현실이 있다.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노조원의 60%는 엔지니어다. 의대 망국론처럼 이공계 인재 유출이 심각한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의 핵심 인재를 놓칠 수 없다는 계산이 작용한다.

특히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이 현재 적자 상태라는 점이 중요하다. 김 장관은 "재무제표만으로 평가해 성과급을 준다면 엔지니어들의 상실감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늘의 적자가 내일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현재의 초과이익 분배가 미래에 대한 투자 신호로 작용해야 한다는 의도다.

“노란봉투법이 분쟁 심화시켰다는 지적 동의 안해”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삼성 분쟁을 심화시켰다는 지적에 대해 김 장관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했다. 오히려 노란봉투법은 정규직 중심의 배타적 이익 구조를 개선하고, 원청과 협력사 간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 흐름이 노란봉투법 이전부터 시작됐다는 점이다. 2021년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분배하는 제도를 도입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삼성전자의 사례는 이러한 산업 트렌드가 가속화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정부의 역할 한계와 새로운 규칙 설정
정부 중재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김 장관은 신중한 답변을 했다. 삼성전자 같은 중요 사업장에 대해서는 정부가 중재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모든 갈등에 정부가 개입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기술혁신에 부응하는 사회혁신이다. 새로운 경제 질서 속에서 노사관계가 스스로 작동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칙을 세팅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는 주장이다.

'나쁜 평화'가 낫다는 실용주의
억대 성과급이 좋은 선례가 아니라는 우려에 대해 김 장관은 당사자들의 합의를 우선했다. "나쁜 평화가 좋은 전쟁보다 낫다"는 논리다. 초과이익에 대한 합의가 쉬운 과제가 아니었지만, 대화를 통해 이를 해결했다는 점 자체를 평가하자는 입장이다.

이는 완벽한 해답보다는 현실적 타협을 중시하는 실용주의적 접근이다. 정부가 이상적 기준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기보다, 노사가 주도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한국형 사회연대 임금’ 논의 토론회 개최
노동부는 다음달 1일 '한국형 사회연대 임금'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내리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정부의 의도를 관철시키려다가 사회적 대화를 망쳤던 과거 경험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삼성전자가 선도 모델로 이 문을 열었다면, 그 틀 속에서 한국의 노사관계가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해나가기를 기대한다는 것이 김 장관의 최종 입장이다. 초과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라는 질문이, 한국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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