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미래를 바꿀 혁신적인 기술 비전을 공개했다. 회사는 일본 교토에서 8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되는 'IEEE VLSI 심포지엄 2025'에서 향후 30년을 이끌 차세대 D램 기술 로드맵을 발표하며, 지속 가능한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9일 IEEE VLSI 심포지엄 2025에서 향후 30년을 위한 새로운 DRAM 기술 로드맵과 지속 가능한 혁신 방향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IEEE VLSI 심포지엄은 반도체 회로 및 공정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대회로, 매년 미국과 일본에서 번갈아 개최되며 차세대 반도체, 인공지능(AI) 칩, 메모리, 패키징 등 최첨단 연구 성과가 발표되는 자리다.
기존 공정의 한계 극복을 위한 혁신적 접근
차 CTO는 현재 반도체 업계가 직면한 근본적인 도전과제를 명확히 진단했다. "현재의 테크 플랫폼을 적용한 미세 공정은 점차 성능과 용량을 개선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10나노 이하에서 구조와 소재, 구성 요소의 혁신을 바탕으로 4F² VG(수직 게이트) 플랫폼과 3D D램 기술을 준비해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평면적 집적 방식이 물리적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구조적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4F² VG 플랫폼: 혁신적 수직 구조의 도입
SK하이닉스가 제시한 4F² VG 플랫폼은 D램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핵심 기술이다. 이 기술은 D램의 셀 면적을 최소화하고 수직 게이트 구조를 통해 고집적, 고속, 저전력 D램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VG(Vertical Gate) 구조다. 기존에는 게이트가 채널 위에 수평으로 배치되는 평면 구조였다면, VG는 게이트를 수직으로 세우고 그 주위를 채널이 감싸는 구조를 의미한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통해 더욱 효율적인 전기적 특성을 구현할 수 있다.
회사는 4F² 셀과 함께 회로부를 셀 영역 아래로 배치하는 웨이퍼 본딩 기술을 적용하면 셀 효율은 물론 전기적 특성까지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D D램: 수직 적층을 통한 새로운 차원의 혁신
차 CTO는 4F² VG와 함께 3D D램도 차세대 D램 기술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3D DRAM에서는 비트라인이나 워드라인 하나를 수직으로 세우는 방식을 택한다. 이는 셀 자체를 수직으로 적층하는 기술로, 평면적 한계를 넘어 3차원 공간 활용을 통해 집적도를 높이는 혁신적 접근이다.
4F2는 트랜지스터가 수직으로 적층되는 셀 어레이 구조로, 3D DRAM이라고도 불리며, 소스, 게이트, 드레인, 캐패시터가 모두 수직으로 적층된다고 설명된다.
업계에서는 3D D램 기술의 제조 비용이 적층 수에 비례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SK하이닉스는 기술 혁신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확고한 방침을 밝혔다.
소재와 구성 요소의 전면적 혁신
SK하이닉스의 미래 비전은 단순히 구조적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구조적 혁신을 넘어 핵심 소재와 D램 구성 요소 전반에 대한 기술 고도화를 추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30년간 D램 기술 진화를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했다.
이러한 종합적 접근은 단일 기술의 개선이 아닌, D램 생태계 전체의 혁신을 추구하는 SK하이닉스의 전략적 사고를 보여준다.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CTO) /사진제공=SK하이닉스
과거의 한계 극복 사례와 미래에 대한 확신
차 CTO는 기술 혁신에 대한 확신을 역사적 사례로 뒷받침했다. "2010년 전후만 하더라도 D램 기술은 20나노가 한계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현재에 이르게 됐다"며 "앞으로 D램 기술 개발에 참여할 젊은 엔지니어들의 이정표가 될 중장기 기술 혁신 비전을 제시하고, 업계와 함께 협력해 D램의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업계의 비관적 전망을 뛰어넘은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기술적 한계 역시 극복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다.
구체적 연구 성과 공개 예정
행사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박주동 SK하이닉스 부사장(차세대D램 TF 담당)이 발표자로 나서 더욱 구체적인 기술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VG와 웨이퍼 본딩 기술을 적용해 D램의 전기적 특성을 확인한 최신 연구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
SK하이닉스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술 개발 계획을 넘어 메모리 반도체 업계 전체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AI와 빅데이터 시대에 요구되는 고성능, 고용량, 저전력 메모리에 대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4F² VG 플랫폼과 3D D램 기술은 기존 평면 구조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성능과 효율성을 대폭 향상시키는 혁신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전체 메모리 반도체 생태계의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30년 비전은 메모리 기술의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지속 가능한 혁신을 통해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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