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5.26(화)

“레이싱모델이 성인 콘텐츠 홍보 수단인가”… 업계, 무분별한 에이전시 운영에 경고

-“유니폼만 입으면 레이싱모델?”… 자동차 행사 문화 붕괴 우려
-“교육·검증 없는 섭외가 업계 전체 이미지 훼손”
-“자동차 브랜드와 모빌리티 산업 얼굴로 다시 세워야”

안재후 CP

2026-05-26 11:01:41

사진은 왼쪽부터 이다연, 이다령, 유리안, 안리나, 이영, 한채이, 도민서, 이현진(한국모델협회 레이싱모델분과장), 오아희(임원), 제바, 안지아, 서윤아(임원), 황서현, 김세미, 한지우. (주)코리아레이싱모델협회 사진제공

사진은 왼쪽부터 이다연, 이다령, 유리안, 안리나, 이영, 한채이, 도민서, 이현진(한국모델협회 레이싱모델분과장), 오아희(임원), 제바, 안지아, 서윤아(임원), 황서현, 김세미, 한지우. (주)코리아레이싱모델협회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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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자극성 경쟁 속 전문직군 이미지 추락
보트쇼, 오토살롱, 레이싱 경기장. 한때 자동차 브랜드의 얼굴로 활동하던 레이싱모델들의 무대가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자동차 및 모빌리티 관련 행사 현장에서 온라인 조회수와 화제성을 노린 선정적 콘텐츠와 퍼포먼스가 급증하면서, 정상적으로 활동해온 레이싱모델 직업군 전체가 부당한 낙인과 신뢰도 추락에 직면하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흐름이 개별 모델의 문제를 넘어 자동차 산업과 모터스포츠 전체의 이미지까지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 "레이싱복만 입으면 모두 레이싱모델?"
문제의 출발점은 단순하지만 근본적이다. 별다른 기준이나 검증 과정 없이, 레이싱 유니폼을 입은 누구든 레이싱모델로 불리는 현실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벗방이나 성인 콘텐츠 활동 경력이 있는 인물들까지 검증 없이 자동차 행사에 투입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관람객의 눈에는 개별 모델의 선택이 아니라 '레이싱모델' 직업군 전체가 같은 이미지로 소비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모델협회 레이싱모델 분과장이자 코리아레이싱모델 대표인 이현진은 "레이싱모델은 단순 노출 직업이 아니라 자동차 및 모빌리티 관련 브랜드와 고객을 연결하는 전문 직업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자극 경쟁이 아니라 교육과 검증 시스템"이라며 업계의 절실한 요구를 대변했다.
가족 단위 관람객 항의 증가, 자동차 기업의 기용 부담
선정적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부산광역시·해양수산부가 참여하는 보트쇼와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오토살롱테크코리아 같은 가족 단위 전시 행사에서 방문객 항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자동차 기업들이 레이싱모델 기용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현장에 감지된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레이싱 경기장의 전문 직업군이 보호받지 못하면 결국 자동차 관련 행사에서 레이싱모델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30년 노력이 무너지는 순간
이현진 대표는 "수십 년 동안 업계는 '레이싱걸' 이미지를 벗고 자동차 브랜드의 얼굴로 자리 잡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며 현재의 위기감을 드러냈다. 레이싱모델 업계는 단순 행사 인력이 아닌 전문 직업군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교육, 방송, 광고, SNS 마케팅, 커머스 분야 등으로 활동 영역을 점차 확대해왔다. 일부 모델들은 이후 교수, 강사, 쇼호스트, 콘텐츠 비즈니스 분야로 진출하며 커리어를 확장하고 있기도 했다.

그러나 무분별한 에이전시 운영과 선정적 콘텐츠 문화가 자동차 행사 현장까지 침투하면서, 이같은 노력이 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다연, 이다령, 유리안, 안리나, 이영, 한채이, 도민서, 이현진(한국모델협회 레이싱모델분과장), 오아희(임원), 제바, 안지아, 서윤아(임원), 황서현, 김세미, 한지우. (주)코리아레이싱모델협회 사진제공

사진은 왼쪽부터 이다연, 이다령, 유리안, 안리나, 이영, 한채이, 도민서, 이현진(한국모델협회 레이싱모델분과장), 오아희(임원), 제바, 안지아, 서윤아(임원), 황서현, 김세미, 한지우. (주)코리아레이싱모델협회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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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가 제시하는 해결책: 교육과 자격 인증 시스템
업계는 현 상황의 타개를 위해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고 있다. 이현진 대표는 "이제는 아무나 레이싱복을 입는다고 레이싱모델이라 불리는 시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협회가 전문 에이전시들과 손잡고 "교육과 활동 기준, 현장 매너와 브랜드 이해도를 포함한 자격 체계와 인증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교육과 인증을 받은 모델을 우선적으로 섭외하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게 업계의 공감대다. 외형이나 단기 화제성이 아니라 레이싱 경기장과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 현장 매너,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 중심으로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에이전시 역시 검증 시스템 안에서 운영되도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직업군으로의 성장: VIP 컨시어지와 브랜드 의전
한편 레이싱모델 업계는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새로운 활동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레이싱모델 출신들이 VIP 컨시어지와 글로벌 의전, 브랜드 프로모션 분야까지 진출하며 전문성을 입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늘에는 스튜어디스, 땅에는 레이싱모델"이라는 표현을 쓰며 현장 커뮤니케이션과 VIP 응대 능력을 갖춘 전문 인력으로서의 위상을 설명하고 있다.

코리아레이싱모델협회는 자동차 행사뿐 아니라 글로벌 VIP 컨시어지 및 브랜드 의전 분야에서도 활동 영역을 넓히며 레이싱모델 직업군의 전문성과 품격을 높이는 방향을 선도 중이다.

산업 전체의 동반 성장이 필요한 시점
이현진 대표는 "자동차와 모빌리티 산업의 얼굴이 될 수 있는 전문 모델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자동차 브랜드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그는 특히 차량의 기술과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Product Specialist)' 개념의 레이싱모델을 적극 육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과거 모터쇼의 전문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홍보 역할을 현대화한 형태다.

업계는 "단기 화제성보다 브랜드 가치와 산업 이미지를 지키는 방향으로 자동차 기업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후학 양성으로 미래를 준비하다
이현진 대표는 현재 한양대학교 미래인재교육원 시니어모델 과정 학과장으로 후배 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레이싱 활동 이후 교수·강사·커머스·콘텐츠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만들기 위해 학교 교육 과정과 시스템 구축에 힘써왔다. 약 200명의 레이싱모델들과 함께 뷰티, 골프, 방송, 커머스, SNS 마케팅,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 셀러 분야까지 활동 영역을 확대해온 것도 그 노력의 일환이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자동차 행사 현장의 모델 운영 기준과 에이전시 검증 시스템, 촬영 문화 개선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0년을 들여 쌓은 전문직군으로서의 기반이 순식간에 붕괴되려는 위기 속에서, 이제 레이싱모델 업계는 교육과 인증, 검증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와 자동차 산업 전체가 함께 이 변화를 지지할 수 있을지가 레이싱모델 직업군의 미래를 결정지을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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