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치는 단순히 자국 기업인 인텔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이 인텔의 지분을 사들이는 계획을 확장해 삼성전자·TSMC·마이크론 등 다른 기업들에 대해서도 칩스법 보조금 제공 시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인텔 시가총액 기준 10% 지분 가치는 약 105억 달러(약 14조5845억 원)로 칩스법 보조금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미국 언론의 분석적 시각
미국 내 주요 언론들은 이번 정책을 둘러싼 찬반 논리를 상세히 다뤘다. Reuters는 인텔, 삼성전자, TSMC 등 칩스법 수혜사 대상으로 미국 정부의 직·간접 지분 취득 추진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상 직접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조치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NPR은 "이례적 국가 개입"이라며 비판적 시각을 견지했고, 기업 경영 및 글로벌 경쟁환경 변화 가능성을 집중 조명했다. Forbes는 공식 보도 후 주식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다루며, 아시아·미국 주요 반도체주 동반 하락 사례를 보도했다.
유럽 언론의 우려 표명
유럽 언론들은 미국의 일방적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Silicon Republic은 "트럼프 100% 반도체 관세, 미국 생산 혹은 투자인 경우 면제"라는 공식 보도를 통해 관세와 지분 확보가 연동된 전략임을 강조했다.
euPerspectives는 트럼프발 100% 관세가 EU-미국 FTA 충돌과 유럽 칩투자 강화를 촉진할 우려를 제기했다. Financial Times는 미국 정책 변화가 유럽 반도체업의 미국 현지화 압박으로 번지며 정책 리스크를 설명했다.
Handelsblatt는 미국식 정부 개입과 유럽 CSR의 충돌을 지적하며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를 강조했다. Politico Europe은 미국 정부의 '글로벌 칩 공급망 직접 통제 전략'이 IT산업 전체에 미칠 충격을 전망했다.
중국: "미국식 보호주의" 비판
중국 언론들은 미국의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직접 관여해 삼성·TSMC·미크론 등 주요 업체 지분 확보를 시도하는 것을 "미국식 보호주의"라며 비판하고 중장기 중국 반도체 자립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차이나데일리는 미 정부의 보조금→지분 요구 정책이 외자기업 통제 심화이자 '중국 모델'을 미국이 역이용한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환구시보는 삼성·TSMC 등 '외국 대기업까지 미국 정부가 주주로 참여할 가능성'에 대한 업계 혼란을 집중 조명했다.
상하이증권보는 미국의 새로운 보조금 정책이 중국 반도체 기업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 자립·R&D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제멍뉴스(財盟新聞)는 미 정책이 글로벌 자금·주권 문제를 유발하며 중국반도체의 '대미 합작' 리스크를 경고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촉구했다.
일본: 자유시장 훼손 우려
일본 언론들은 자유시장 원칙 훼손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닛케이신문은 미 정부가 삼성·TSMC·일본 반도체 제조사까지 칩스법 보조금→지분 교환을 요구하며 일본기업 동참 압박에 우려를 표명했다.
아사히신문은 미국 정부가 "경영권 개입·통제 위험"을 높이고 있으며, 이것이 일본 내 '해외 투자 전략' 수정 필요점을 제기한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미국이 자국 및 외국 칩기업의 경영권까지 노린다는 점을 '자유시장 훼손'이라 비판하고 일본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미국이 보조금 조건을 변경해 경영 간섭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일본 반도체업계가 "미국 투자·경제안보 두 마리 토끼를 놓칠 판"이라고 해설했다. 일본경제신문은 일본 반도체 대기업의 미국 현지 공장도 지분 압박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진출 딜레마와 동반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대만: 경영독립 보장 요구
대만은 TSMC를 보유한 반도체 강국으로서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聯合報는 미국의 TSMC 지분 요구 논란에 대해 "민간기업 경영독립 보장"을 요구하며, 대만 경제부장관이 '미국과 신중 협의'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自由時報는 보조금→지분 요건 제기 시 대만 정부 및 TSMC가 "공공부문과의 광범위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경영권 침해 가능성에 대한 국내 비판을 다뤘다. 中国时报는 미국 공급망 정책에 따른 TSMC·미디어텍 등 대만 반도체 대기업의 직접 영향을 분석하고 투자 계획 재조정을 분석했다.
ETtoday新聞雲은 칩스법 보조금 정책 변화와 대만 수혜기업에 미칠 법적·경제적 영향으로 대만 내 산업계 긴장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工商時報는 TSMC·삼성·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사의 미국 투자 딜레마와 대만 비상대책 논의 풍경을 상세히 보도했다.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
일부 전문가들은 사실상 '정부 차원의 갈취'에 가깝다며 기업 경영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앤 해리슨 UC버클리대 전 경영대학 학장은 "이건 합리적인 산업정책이 아니라 정부가 원하는 대로 따르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는 식의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민간 기업인 삼성전자나 TSMC 등 외국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의 지분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도 미국 정부의 지분 참여를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울 것이며 별도의 인센티브가 없는 한 일부 업체는 투자하지 않거나 투자를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지분 확보 정책은 단순한 산업 정책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패권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각국의 우려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자국 중심의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전례 없는 강력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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