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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훈계인가 정서적 학대인가, '가정폭력' 범죄의 경계선과 사법부의 시각

이수환 CP

2026-03-26 10:25:49

사진=이원화 변호사

사진=이원화 변호사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가족이라는 특수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더 이상 내밀한 사생활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현대 사법 체계는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불평등한 권력 관계와 그로 인한 위력 행사를 보호되어야 할 사적 영역이 아닌 즉각적인 공적 개입이 필요한 법익 침해로 규정한다. 대검찰청의 가처분 및 임시조치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은 신체적 상해를 입히는 전형적인 폭력 사태를 넘어 주거의 평온을 깨뜨리는 행위, 반복적인 심리적 압박, 경제적 통제까지 그 처벌 범위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가정폭력이 성립하기 위해 반드시 유혈이 낭자한 물리적 충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최근 판례의 경향을 분석해보면, 폭행의 개념을 '사람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 매우 폭넓게 정의하고 있다. 직접적인 타격이 없었더라도 상대방에게 심리적 위압감을 줄 수 있는 모든 행위는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된다. 예컨대 상대방 근처에서 물건을 던지거나 벽을 치는 행위, 퇴거 요구에 응하지 않는 행위, 상대방의 동의 없이 핸드폰을 빼앗아 내용을 확인하는 행위 등이 모두 가정폭력의 구성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사법부가 특히 주목하는 지점은 행위의 반복성과 그 저의에 깔린 지배 의사다. 단발적인 부부 싸움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수준의 위협이나 상대방의 사회적 관계를 차단하려는 시도는 정서적 학대이자 위력 행사가 된다. 결국 사법부는 가해자의 확정적 고의 여부보다 해당 행위가 피해자의 평온한 일상을 얼마나 침해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훈육'이라는 명목하에 이루어지는 자녀에 대한 강압적 행위 역시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 민법상 징계권이 폐지됨에 따라 부모의 훈계는 더 이상 폭력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 가벼운 체벌이나 고성방가 역시 아동학대를 포함한 광의의 가정폭력으로 분류되어 아동보호사건으로 송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해 혐의를 받는 당사자들이 가장 흔히 범하는 오류는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판단이다. 법원은 가해자가 상대방을 다치게 하려는 직접적인 의도가 없었더라도 자신의 행위로 인해 상대방이 공포심을 느낄 수 있음을 인지했다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폭력을 인정한다. 수사 단계에서 "가족을 가르치려 했다"거나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물건을 던졌을 뿐이다"라는 진술은 오히려 자신의 가해 행위를 자인하는 결과로 이어지며 향후 가처분 신청이나 형사 처벌의 결정적 증거가 된다.

실무상 가정폭력 사건은 일반 형사 사건과 달리 상담 조건부 기소유예나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될 여지가 존재하지만 초기 수사 단계에서 대응이 미흡하거나 상습성이 인정될 경우 곧바로 형사 기소되어 실형 판결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사법부는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에도 불구하고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보호처분 및 격리 조치를 내리는 엄벌주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사건의 경중을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자신의 행위가 법률적으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냉철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대한변호사협회에 형사법/이혼 전문 변호사로 등록된 로엘 법무법인 이원화 대표변호사는 “많은 의뢰인이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었다는 이유로 혐의를 부인하지만, 법원은 이미 정서적 통제와 유형력의 행사를 엄중한 처벌의 근거로 삼고 있다. 따라서 가정폭력 혐의에 직면했을 때에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주관적 확신을 경계해야 한다. 변화된 사법부의 잣대에 맞추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초기 조사 시 본인의 행위가 방어적 성격이었는지, 혹은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는지 등을 소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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